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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장론' 앞세워놓고 '입법 뒤통수'…이재명 '말따행따'에 중도보수론 불신 가중


입력 2025.02.26 06:00 수정 2025.02.26 06:44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이재명 "기업성장=나라성장" 강조했는데

민주당, 상법개정·노란봉투법 강행 예고

여당 "시장 왜곡 악법부터 폐기해야" 비판

내부서도 "기준 왔다갔다 신뢰 문제로 연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과 아이오닉9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 국면에서 기업을 방문해 '기업 성장론'을 강조하고, 나아가 '중도 보수론'을 내세워 외연확장에 나섰지만 '말따행따'(말 따로 행동 따로)에 불신만 가중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에선 친기업을 표방하면서도, 뒤에선 기업에 부담을 주는 입법 강행을 예고하는 등 모순된 언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재계와 여권이 '반기업적 악법'이라며 반발하는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지 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개탄했다.


민주당이 이날 강행한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충실 의무를 다해야 하는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과 상장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담겼다. 상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상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입법화 될 경우, 추후 경영진의 판단 오류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이 회사에 줄소송을 제기할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기업 경영에 반발심을 가진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공략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앞서 이 대표가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당내 반대에도 최종 폐지를 결정한 금융투자소득세와 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얼어야 한다"고 했고,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현장을 방문해서는 "기업의 성장은 나라 경제 성장의 전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민주노총-더불어민주당 대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던 이 대표는 곧장 이튿날인 지난 21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미 두 차례나 폐기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당론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 재계와 보수 정당 입장에서는 소위 '악법'으로 통한다.


특히 노란봉투법은 양대노총이 이 대표와 직접 만난 자리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한 사안인데다, 이 대표 또한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고 화답했다는 점에서 그가 강조한 '기업 성장론'과 '중도 보수론'에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노란봉투법은 민주노총을 위한 대표법이자 반기업법"이라며 "(이 대표가) 기업들과 했던 토론은 퍼포먼스였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우려와 지적에 침묵했다. 그는 전날 저녁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만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 추진은 현재 강조하고 있는 기업 성장론이나 중도 보수론에 반한다'는 지적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이 대표는 만찬 회동 직전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이재명의 대한민국은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 대선 출마의 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물음엔 한바탕 웃은 뒤, "당연히 원래 해야 될 일"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의 오락가락 언행에 당 안팎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라디오에서 "너무 기준이 왔다 갔다 하면 정치적 신뢰의 문제로 연결된다"며 "정책을 그냥 좌회전 우회전을 확 확 해 버리는데, 이런 것들이 어떻게 (이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작용할지 조금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권성동 국민의힘은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오늘 당장이라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며 "이 대표가 정말 중도 보수를 하고 싶다면 시장을 왜곡하는 악법부터 폐기하는 실천으로 증명하라"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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