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은행 시티그룹이 고객 통장에 '11경'이라는 천문학적인 송금 실수를 했다.
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시티그룹 직원 두명의 실수로 고객 계좌에 280달러(약 41만원)를 보내려다가 실수로 81조달러를 송금하려던 사실이 밝혀졌다.
81조달러는 한화로 약11경8432조원에 달하는 액수다. 결제 담당인 직원과 거래 담당인 직원 모두 이를 확인하지 못했고, 이 거래는 다음 날 아침 처리되도록 승인됐다.
다행히 결제가 처리된 지 90분 만에 세 번째 직원이 오류를 발견하면서 거래는 취소됐다. 자금을 즉시 회수한 덕에 손실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및 통화감독청에 이 사건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그룹 측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신속하게 입력 오류를 식별해 송금을 취소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도 막았다"라며 "이 사건이 은행이나 고객에게 미친 영향은 결과적으로 없었지만,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라고 덧붙였다.
시티그룹의 송금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8월에는 채권 이자를 실수로 100배 이상 송금한 뒤 반환 소송을 걸었다.
시티그룹이 헤지펀드 '브리게이드 캐피털'에 채권에 대한 이자 150만달러(당시 한화 약18억원)를 보내야 하는데 실수로 1억7600만달러(약2100억원)를 송금한 것. 시티그룹은 즉각 지급 실수를 파악하고 추가 지급액 반환을 요구하는 조처를 취했으나 일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뉴욕 법원에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