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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입김에 물러선 일양…소비자 여론에 명분 얻은 대웅‧종근당


입력 2025.03.10 14:59 수정 2025.03.10 16:18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약사 단체 “제약사 만행에 분노” 입장문 공개

다이소 입점 5일 만에 철수 결정한 일양약품

소비자 불만 고조, 공정위 사실관계 파악 나서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이소에서의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판매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입점 제약사들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일양약품은 약사 업계 불만이 거세지자 닷새 만에 철수를 결정한 반면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 여론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이 다이소향 건기식 공급을 유지할 명분을 만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제약·유통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다이소 건기식 출시 5일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일양약품은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 건기식 9종을 소포장 형태로 다이소에서 3000~5000원에 선보였으나, 약사 업계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초기 생산된 물량만 판매하고 추가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다이소가 본격적인 건기식 판매에 나서자 약사들은 입점 제약사의 불매 운동을 거론하는 등 강한 반발에 나섰다. 약사 단체인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수십 년간 약사들을 등쳐먹은 제약회사들의 만행에 분노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며 다이소 건기식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한약사회 또한 “유명 제약사의 마케팅으로 인해 약국에 대한 오해와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며 우려의 뜻을 전했다. 일양약품의 철수 결정도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을 만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이소 철수를 결정한 일양약품과 달리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다이소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 26개, 종근당건강 2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일양약품 이후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 또한 다이소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으나, 확인 결과 이는 결정된 사항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건강 관계자는 “현재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락토핏 골드”라며 “루테인지아잔틴은 추후 들어갈 예정으로, 판매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철수가 아닌 대외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지난 7일까지 대한약사회에 다이소 철수 여부를 전달한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소비자 여론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의 결정엔 소비자들의 부정적 여론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이 다이소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 약국이 얼마나 폭리를 취했는지 알게 됐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권리도 없는 거냐”며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소비자 단체도 입장문을 통해 우려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의 공정거래, 소비자 선택권에 악영향을 주는 약사회 주장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건기식은 의약품이 아닌 만큼 소비자는 자유롭게 구매할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부당한 조치”라며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합법적인 유통이 제한되는 것은 공정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움직임도 제약사들의 다이소향 건기식 공급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정위는 일양약품의 다이소 철수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 있었는지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사회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따른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며 “통상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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