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반 영향 제한…일부 업종에 수급 몰릴 듯
2차전지·바이오 테마 공매도 취약…변동성 불가피
로봇·화학 등 고평가된 업종도 주의
오는 31일 국내 증시 내 공매도가 1년 5개월 만에 전면 재개되면서 그 영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전반의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일부 업종별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들은 지난 2023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그 외 종목들은 2020년 3월 이후 5년여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는 것이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리면 저가에 다시 매수해 주식을 상환하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이에 공매도에는 실적 대비 거품이 낀 주가가 제자리를 찾고 거래량 증대로 시장 유동성이 커지는 순기능이 있다. 기관들은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이를 활용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며 기간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직전 공매도 금지 시기인 코로나19(2020년 3월~2021년 5월) 당시에도 코스피의 경우 재개 1개월 뒤 1.8%가 올랐으며 3개월 뒤에도 1.7%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닥도 각각 -0.2%, 4.8% 수익률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분석해 보면 업종별 공매도 강도와 수익률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번 역시 지수와 업종 등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업종 및 종목 등은 공매도 전면 재개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5월 공매도가 재개될 당시에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약세를 기록했다. 공매도 재개 첫날 시가총액 상위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5.97%)를 비롯해 셀트리온제약(-5.04%), 알테오젠(-4.34%) 등도 급락세를 맞은 바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지난해 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2차전지 업종 역시 공매도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작년 실적 바닥을 딛고 올해 개선세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 등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공매도 금지 동안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업종들도 공매도 몰릴 가능성이 있다.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줬던 로봇, 화학, 방산, 우주, 조선 업종 등이 후보로 꼽힌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높지만 이익 전망은 양호하지 않은 로봇, 화학 등의 업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선물 가격이 저평가된 종목은 매도 차익 거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의 대기 자금으로 볼 수 있는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업종은 화학, 철강, 조선, 배터리 등"이라면서 "대차가 늘었다고 반드시 공매도가 몰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대부분 공매도 금지 전에 공매도가 활발했기에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