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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계속 팔고 있지만 개인·연기금 계속 사고 있다…왜?


입력 2025.04.08 05:05 수정 2025.04.08 05:0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외국인 6거래일 연속 '팔자'…8조원 규모

같은 기간 개인·연기금은 6조원 사들여

관세율 하향 가능성·실적 개선 기대감 반영

일각 신중한 접근 주문…"주가 회복 시간 걸릴 수도"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42)보다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0에 장을 마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공매도 재개와 미국발 관세폭탄 여파로 외국인이 연일 국내 주식을 내던지고 있지만, 개인과 연기금은 매수 고삐를 풀지 않고 있다.


저평가된 국내 증시 반등 가능성과 주력 산업의 실적 개선 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조985억원을 팔아치웠다. 역대 5번째로 큰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였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이날 오전 9시 12분께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넘게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이어져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해 8월 초 이후 8개월 만이었다.


외국인의 '팔자'는 공매도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코스피 주식 규모는 7조961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공매도 재개 이후 대차잔고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4월 중순까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찍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시장 예상을 웃도는 미국발 관세폭탄이 공매도 관련 변동성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게티이미지뱅크

투매를 이어가는 외국인과 달리 개인과 연기금은 정반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연기금은 최근 6거래일 동안 각각 4조9078억원, 1조221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매 규모엔 미치지 못하지만, 증시 하방 압력을 누그러뜨리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순매수 종목을 살펴보면, 개인은 SK하이닉스(1조3842억원), 삼성전자(1조3093억원), 현대차(3252억원), LG전자(158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은 삼성전자(186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988억원), HD현대중공업(748억원), SK하이닉스(525억원) 순이었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관세율 조정 가능성, 주력 산업 실적 개선 가능성 등에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선 부정적 재료보다 긍정적 재료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TSMC를 대량 매도한 외국인의 한국 반도체주 매집 가능성, 하반기 수급개선 가능성 등이 미국발 관세폭탄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3월부터 코스피 이익 증가를 주도하고 있어 코스피 최선호주로 손색이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대표적으로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는 현재 가격·지수대부터 단기 등락을 활용한 비중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일각에선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코스피 선행 PER이 8.6배 수준이고, PBR도 0.8배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12개월 선행, 확정실적 기준 PBR 0.8배는 매우 좋은 투자기회였다"고 강조했다.


PBR 0.8배는 증시 '바닥'으로 간주되는 만큼, 향후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도 좋다는 설명이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폭탄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현재 코스피는 벨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주가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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