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 영화사월광·BH엔터테인먼트, 배급 ㈜바이포엠스튜디오)를 봤습니다. 결말을 알아도, 바둑을 몰라도, 배우들의 숨 막히는 연기 승부만으로도 만족감이 넘치는 영화였습니다.
처음엔 배우 이병헌이 조훈현 국수에,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 국수에 얼마나 가까이 갔는지에 감탄했고, 점차 두 배우의 숨결마저도 허투루 넘겨지지 않아 몰입감이 최고였습니다. 외형뿐 아니라 내면까지 담아낸 연기 명승부였습니다.
이병헌의 연기야 말할 게 없지요, 조훈현 국수의 바둑처럼 힘차게 전장으로 출격해 화려하게 검을 뽑아 휘두릅니다. 예상대로 대단합니다.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지지 않는 대결을 추구하는 이창호 국수는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습니다. 유아인은 기대를 뛰어넘습니다.
무엇을 못 하게 되면, 누구를 못 볼 것 같으면 그 가치와 귀함이 뼛속으로 들어오는 걸까요. 자꾸만 한 배우에게 눈이 갔습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별의 시간이 정해진 연인을 떠나보내듯, ‘발 동동’ 아쉬웠습니다. 대선배, 스승의 집에서 더부살이하고 이겨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는 짠한 상황이 연민을 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말하면 입 아프게, 대체불가의 연기력을 묵묵히 숨죽여 보여주는 유아인을 보며 다시금 얼마나 굉장한 배우인지 절감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으면서도 제일 독한 술을 머금었다 삼킬 때처럼, 고갯짓과 함께 탄성이 새어 나올 때, 아직 영화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가 그리웠습니다. 이 연기를 진정 다시 볼 수 없나, 볼 수 있어도 금세는 어렵겠지, 안타까웠습니다.
영화 ‘승부’를 깊숙이 즐기고도, 리뷰 기사를 쓰기 어려웠습니다. 영화에서 배우 유아인이 빚은 이창호를 편집해 낼 수 없었듯, 유아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으로 기사를 쓰는 건 불가능하고, 유아인을 포함해 글을 적되 건조하게 연기력 얘기만 하기엔 속 채우지 않은 만두 같았습니다.
가장 쓰고 싶은 문장, 보고 있는데 ‘벌써 그가 그립다’는 마음의 면면을 자세히 풀어내기엔 용기가 없었습니다.
정말 나만 그렇게 느낀 거야? 기자가 두려워하는 것의 하나는 ‘소수의견’을 대다수의 것인 양 주장하는 일입니다. 그럴 때 자신감을 채워주는 것은 대중의 마음이고요.
영화 ‘승부’의 관객들은 어떻게 보셨나 궁금했습니다. 종종 느끼는 일이지만, 관객들의 리뷰는 촌철살인입니다. 짧으면서도 힘 있고, 솔직해서 더욱 공감 이는 생각들. 그 의견에 기대, 기사라기보다는 배우 유아인에게 쓰는 편지 같은 글이나마 쓸 수 있었습니다.
배우로서의 잘함, 사회인으로서의 잘못함, 잘잘못을 떠나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를 대한민국 관객 대중이 얼마나 높이 평가하고 아끼는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호평과 기대, 애정에 부응해 와신상담의 시간을 충실히 보내고 머지않은 날에 재회하기를 희망합니다.
“믿고 보는 이병헌, 볼수록 아까운 유아인”(hide****)
“그냥 둘의 연기만 봐도 충분하다”(roll****)
“유아인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ㅜㅜ(dlkl****)
”이병헌 보러 갔다가 유아인 연기에 놀람(rkdg****)
“유아인은 그냥 계속 연기해야 된다.바둑 1도 모르는데 이병헌 유아인만으로 설득이 되는 영화”(days****)
“도대체 이창호를 어떻게 표현할까 싶었는데 유아인 연기를 너무 잘해서 놀랐음. 기대를 넘어서는 연기였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고, 두 배우의 연기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함”(sinc****)
“바둑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유아인 본인에게 이 영화는, 자신이 만든 사건과 논란 속에서 스스로와 오랫동안 싸울 스스로를 위한 영화가 될 것 같다. 유아인의 논란과 사건을 제쳐두고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이병헌을 잘 받아주는 유아인이며, 유아인 분량을 본편에서 편집하지 않은 것이다. 마음고생 심했을, 유아인을 편집하지 않은 뚝심 있는 감독에게 박수해 주고 싶다.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바둑이라는 소재를 연기와 음악, 연출로 잘 풀어냈다. 박수를 보내고 싶은 영화다.”(jung****)
“이병헌, 유아인의 실존 같은 연기가 압도적인 영화! 특히, 이창호의 유아인 연기는 몸동작, 손짓, 말투 모두 완벽했고, 플로우(흐름) 자체도 몰입감 있어 좋았음. 단연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의 수작임”(kkjd****)
“영화 이름에 걸맞는 연기 대결을 보았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연기에 같이 호흡하게 되더라. 이병헌도 너무 대성하고 멋지지만, 유아인이 참 아쉽더라. 유아인의 연기를 더 이상 못 보게 되다니.. 크게 이뤄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든 세상살이.”(saym****)
“예고에 유아인이 나오지 않으니 영화에서 등장하는 유아인 모습이 더 극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얼굴 보니 반갑기까지 하던데 영화가 다 끝나니 이 배우는 한국영화에서 묻히기엔 진짜 아까운 배우구나 다시 한번 느꼈어요. 스스로 이겨내어 다시 꼭 돌아오길 빕니다. 영화 정말 잘 봤어요. 몰입감 굿굿”(d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