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빅6, 영업익 1.17조…전년比 6.5%↓
공사비 상승에 원가율 높아지며 실적 악영향
당분간 고전 속 불안감 고조…조기 대선 변수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건설사가 장기 불황으로 지난해보다 아쉬운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상반기도 불확실성이 여전할 전망이다. 지난해 손실을 반영하거나 수주 호재가 있는 일부 건설사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대다수의 건설사가 아직은 실적 회복 기로에 서 있는 모습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대 건설사 중 5개 상장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의 올 1분기 매출 전망치는 25조5401억원으로 전년 동기(27조7452억원) 대비 7.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1조1700억원으로 같은 기간(1조2510억원)보다 6.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맏형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대우건설은 834억원으로 27.4%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6598억원으로 같은 기간 7.4% 축소됐다.
이에 비해 나머지 3곳은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같은기간 DL이앤씨(890억원)가 46.1%, HDC현대산업개발(601억원)이 44.5%, GS건설(705억원)이 28.1% 가량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DL이앤씨의 경우 플랜트 부문 성장과 원가율이 높았던 공사현장 4곳이 정리되며 영업이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HDC현산은 수원아이파크, 청주 가경아이파크 6단지 등 주택 자체 사업과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대금이 매출에 인식되며 실적이 향상됐다.
하지만 소수의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 중소형 건설사들은 신규 착공 물량 저조와 공사비 상승으로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미국발 대외 불확실성 확대까지 겹쳤다. 당장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 건설 자재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4로 지난 2020년 100에 비해 크게 오른 상태로 상승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1년 전보다 6.9% 줄었다.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시공한 공사 실적)도 같은 기간 21.0% 감소했다.
실제로 올 들어 신동아건설·삼부토건·안강건설 등 국내 중견건설사 8개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업계 전반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이 속속 착공에 들어간 점은 다행스런 대목이다. IBK 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이전에 착공된 이른바 ‘악성 현장’들이 준공되고 그 공백을 정상 수익성 구조를 가진 신규 프로젝트들이 채우는 흐름이 나타나야 실질적인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이 정상화된 사업장의 기성률이 증가해야 매출 믹스 효과가 나타나고 건설사 전반의 수익성도 완만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변수는 조기대선 국면이다.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따라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회 입법도 멈춰선 상태라 새 정부가 안착하는 하반기는 돼야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오는 25일 HDC현산을 시작으로 주요 건설사들이 이달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