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전 의장, 지분 0.33%처분…‘총수 없는 대기업’ 포석?
지분 4.31%로 축소…경영 지배권 부정 메시지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네이버를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23일 공시를 통해 이 전 의장이 보유주식 11만주(0.33%)를 주당 74만3990원에 시간외 매매 했다고 공시했다. 총 처분 규모는 818억3890만원이다.
이로써 이 전 의장의 지분은 기존 4.64%에서 4.31%로 줄었다. 11만 주 물량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의장이 네이버에 경영 지배권을 행사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해석한다. 네이버 총수로서의 역할을 부정하고 현 직책인 글로벌투자책임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이 전 의장의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앞서 이 전 의장은 지난 14일 공정위 기업집단과를 찾아 내달 네이버의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을 묻고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지난해 자산총액은 6조3700억원으로 준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인 자산 5조원 이상을 충족한다. 준대기업집단은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종속회사들의 기업집단 현황 공시, 비상장사의 중요사항 공시의무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아울러 계열사 등 기업집단의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동일인(최상위 지배자)을 지정 하며, 동일인은 공시의무 위반, 허위 자료 제출 등 회사의 잘못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당시 이 의장은 기관 투자자를 제외한 개인 최대주주로서의 상징성이 있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준대기업집단 지정은 일가친척으로 구성된 자본가 집단(재벌)을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경영인체제를 갖춘 기업에는 적합하지 않은 규제라고 맞서며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을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네이버는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중요한 사안 역시 이사회의 논의를 통해 결정된다"며 "이러한 투명하고 선진적인 지배구조와 전문경영인체제는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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