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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 '망훼손' 진흙탕 싸움...'세계 최초 5G 올림픽’ 의미 퇴색되나?


입력 2017.12.20 18:51 수정 2017.12.21 09:17        이호연 기자

KT “통신망 훼손, 추가 적발” vs SKT “허위 사실 유포, 법적대응”

감정싸움 변질...조직위, KT 언론플레이에 유감

KT “통신망 훼손, 추가 적발” vs SKT “허위 사실 유포, 법적대응”
감정싸움 변질...조직위, KT 언론플레이에 유감


KT와 SK텔레콤의 통신 관로 싸움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의미가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T가 공식석상에서 SK텔레콤이 추가로 자사 관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SK텔레콤의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논란이 커지자 불쾌감을 표출했다.

KT가 제시한 'SKT의 통신망 관로 훼손 사례'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 KT “경쟁사가 또 무단 사용...추가 고소”
KT는 19일 평창 5G 동계올림픽 취재를 위해 방문한 기자들에게 “SK텔레콤이 알펜시아 700골프클럽 입구부터 바이애슬론 경기장, 스키점프대, 알펜시아 콘서트홀까지 이어지는 3.3km 구간 4곳에서 KT 맨홀을 훼손하고 내관 등을 무관 사용한 사실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KT측은 꺾이면 접속 장애가 일어나는 광케이블의 특성상 SK텔레콤의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지난달 관로(올림픽 통신 중계망 통과구간) 무단 사용을 검찰에 추가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 사장은 “SK텔레콤의 광케이블 훼손은 유감”이라며 “기존에 적발된 곳도 SK텔레콤이 완전히 복구를 하지 않았는데,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경쟁사가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사건의 최초 발단은 지난 10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들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KT 소유 통신시설 관로 3개를 훼손하고 자사 광케이블을 연결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각각 평창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MPC), 국제방송센터(IBC), 스키점프대, 슬라이딩 센터 인근의 관로 내관 등이다. KT는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SK텔레콤과 협력사를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일이 불거지자 "고의적으로 훼손한 것이 아니라 현장 직원의 단순한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KT가 첫번째로 제시한 SKT의 통신망 훼손 사진. ⓒ KT

◆ SKT “양측 합의 파기...KT도 강원개발공사 관로 무단사용하다 적발”
하지만 KT가 이날 강원도 평창에서 5G 동계올림픽 진행상황을 취재하거 간 기자단에게 또다시 4곳이 추가로 적발됐다며 공개적 불쾌감을 드러내며 공식사과를 촉구했고, SK텔레콤이 이에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은 "KT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양측 합의를 파기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KT가 더 이상 경쟁사 흠집내기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함에 따라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KT측이 추가 훼손 지역 중 하나로 꼽은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의 경우 추가로 네 곳이라 했으나 한 곳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SK텔레콤이 강원도 개발공사와 임차 계약을 맺어 사용하는 지역”이라며 “현재 강원개발공사 소유 내관에 KT가 무단으로 점거중인 케이블을 빼고 이달 29일까지 그 내관에 SK텔레콤 내관을 설치하기로 합의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SK텔레콤 측은 "KT가 지난 18일 현장 실사를 약속했으나 정작 당일 현장실사에 참여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기자간담회에서 언론플레이로 경쟁사의 발목을 잡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SK텔레콤 측은 “KT도 강원도개발공사의 관로를 무단 사용하다 적발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큰 피해도 없을뿐더러, 자사브랜드 이미지로 평창올림픽을 홍보하는 대신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꼬집었다.

오성목 KT 사장이 19일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아이스아레나에서 간담회를 열고 설명하고 있다. ⓒ KT

◆ 조직위-강원개발공사, 입닫는 이유는?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조직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KT와 SK텔레콤 중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도 안되는 상황이다.

다만 조직위는 KT의 언론 공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관로 싸움에서 양사가 실무적으로 합의를 하고, 조직위까지 합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일단락이 됐는데 다시 이슈를 키워 불필요한 논란만 확산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강원도개발공사 역시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실제로 양사 모두 큰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논란에 엮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업계 관계자는 “관로를 잘못하는 파악하는 일들이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면서 “올림픽 행사 진행에 문제가 없는데도 반복해서 사단이 나는 것은 5G상용화 주도권에 대한 경쟁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2019년 5G 조기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관련 기술 및 표준 규격 개발 등에 매진 중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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