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보임 후 첫 쇄신…中 사업에 '메스'
이병호 부사장, 사장 승진…현대·기아차 中 총괄
中 부진 타개 위한 인사혁신…브랜드·마케팅 역량 확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첫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경영 전면에 나온 뒤 처음으로 중국 사업에 칼을 댄 것으로, 그간의 부진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현대·기아차는 16일 중국사업본부장 이병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고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장 차석주 전무와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 정책기획실장 이혁준 상무는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해 중국제품개발본부장과 중국 지주사 총경리에 보임됐다.
중국 현지 생산을 총괄하는 임원 인사도 이뤄졌다. 베이징현대창저우공장 문상민 상무는 베이징현대생산본부장에, 기아차 화성생산담당 김성진 상무는 둥펑위에다기아생산본부장에 임명됐다.
아울러 중국연구소, 지주사, 생산본부 임원 교체 인사를 포함, 중국사업본부 내 모두 20여명에 달하는 임원 인사가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정 수석부회장이 주도한 첫 경영진 인사다. 중국 사업 부진을 극복하고 동시에 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판매 시장이었지만, 2017년에는 국내와 미국시장 판매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드 사태와 중국 현지업체들의 공세 등 영향으로 판매가 급격히 하락했고,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 실적 개선을 압박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중국이라며, 중국에서의 반전 없는 현대·기아차의 회복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중국사업본부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 전반의 시스템을 재구축함으로써 실지 탈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7월 이뤄진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 교체 인사에 이어 중국사업본부의 인사 혁신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에서 현대·기아차는 중국 지주사와 베이징현대, 둥펑위에다기아의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 및 마케팅 역량, 고객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국 지주사 내에 현대·기아차의 중국 마케팅을 총괄하는 고객경험전략실을 신설했으며,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마케팅 라인을 정비했다.
이와 함께 중국 소비자 특성을 대거 반영한 볼륨급 신차 개발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 획기적 향상을 위한 중장기 마케팅 방향성도 정립한다. 중국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 IT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처음으로 중국 전용 EV를 출시하고 수소전기차 판매도 검토하는 등 선도적인 친환경차 기술력을 활용해 신에너지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한편 현 설영흥 중국사업총괄 고문은 비상임 고문으로, 현 중국제품개발본부장 정락 부사장, 현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 왕수복 부사장, 현 베이징현대생산본부장 김봉인 전무, 현 둥펑위에다기아생산본부장 이병윤 전무 등은 자문에 위촉됐다.
특히 설 고문은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중국 사업을 사실상 지휘해왔던 인물 중 하나로 이번 인사에서 비상임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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