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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온오프라인 할인 경쟁…소비자는 방긋, 제살 깎아먹기 우려도


입력 2019.04.30 06:00 수정 2019.04.30 06:04        최승근 기자

이커머스발 가격 경쟁 대형마트 이어 배달앱 시장까지 확대

상시 할인 정책으로 정상가에 대한 거부감 커질까 ‘전전긍긍’

이커머스발 가격 경쟁 대형마트 이어 배달앱 시장까지 확대
상시 할인 정책으로 정상가에 대한 거부감 커질까 ‘전전긍긍’


대형마트와 배달앱 업계의 가격 경쟁 이미지.ⓒ각사 취합

온라인에 이어 대형마트 그리고 최근에는 배달앱 업계까지 할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유통업계 할인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혹은 후발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할인 정책을 쓰는 기업들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치킨게임 형식의 출혈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시적으로 할인 경쟁을 실시하면서 소비자들이 할인가격에 익숙해져, 정가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온‧오프라인 할인경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초반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최저가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었다. 이른바 10원 전쟁이라고 불리는 최저가 경쟁이다.

이번에는 온라인 이커머스 업계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일각에서는 1원 전쟁으로 부를 만큼 경쟁 강도는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시작된 할인 경쟁은 온라인에 대항한 대형마트를 거쳐 최근 배달앱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국민가격’과 ‘블랙이오’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제철 과일, 채소, 고기 등 신선식품에 가공식품,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소비자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행사를 펼쳤다. ‘국민가격’은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마트가 올해 처음 선보인 가격 정책이다. 주요 신선식품을 기존 가격 대비 40~50% 할인해 온라인과 가격 경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신년사에서 최저가를 강조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시장에 남게 된다”며 “미지의 영역이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극한도전’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온‧오프라인 최저가 행사를 마련했다. 2010년 100원 전쟁이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이었다면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격인 대형마트와 온라인과의 가격 경쟁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를 비롯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과의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도 할인 경쟁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업계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치킨, 중식 경쟁에 이어 할인 쿠폰 경쟁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요기요, 배달통 등을 운영하는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000억원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 위메프, 우버 등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배달앱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할인 경쟁에 소비자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할인이 예고된 날이면 어김없이 포털 사이트 상위 검색어를 차지하는가 하면 해당 사이트나 앱은 과부하로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행사를 진행하는 업체들도 단 기간에 매출이 급증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할인 경쟁에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할인 경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빚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상시 할인에 따른 소비자들의 학습효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할인된 가격에 익숙해져 향후 정상 가격으로 되돌아갈 경우 거부감이 크게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화장품 로드숍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때 화장품 업계의 큰 손으로 불렸던 로드숍들은 관광객 감소와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상시 할인 정책을 진행했다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가격 할인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상시적으로 하기에는 부담도 크고 소비자들의 학습효과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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