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에 ‘절대 열세’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이라면...
최근 30년 상대전적 4승7무1패 절대 우위
유일한 1패는 1990년 김일성경기장서 나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북한과 충돌한다.
북한은 레바논과 홈 1차전에서 2-0 승리, 스리랑카와 원정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2승을 챙겼지만, 골득실(한국 +10·북한 +3)에서 밀려 2위에 자리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북한은 FIFA랭킹 113위로 한국(37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고 있다. 분명 전력상 한국에 밀리는 북한은 일단 수비를 탄탄히 한 뒤 역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벤투호 수비라인의 핵심 김영권은 “훈련과 미팅을 통해 북한 역습에 대해 많은 준비를 했다”면서 “공격수들이 빠르다. 한광성은 눈에 띈다”고 경계했다. 2차 예선 2경기에 모두 출전한 한광성은 북한 국적 최초의 이탈리아 세리에A에 진출한 선수로 빠른 발을 활용한 저돌적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역대전적 압도적 우위, 최근 30년 중 유일한 1패는?
한국은 1990년 남북 통일축구 이후 11차례 남북 대결에서 4승 7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경한 평양 원정이라는 점에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1990년 남북 통일축구 이후 무려 29년 만의 평양 원정이다. 벤투 감독은 물론 손흥민-이강인 등 벤투호 멤버들의 북한 원정은 최초다. 숱한 원정 경험이 있지만 이런 원정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육로나 전세기를 이용하는 직항로 대신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이틀에 걸쳐 방북길에 올랐다. 응원단은 물론 취재진도 북한의 비협조 속에 원정길을 함께하지 못한다. 월드컵 예선 TV 생중계도 불허한 북한에서 벤투호는 10만 관중 수용이 가능한 김일성경기장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열광적이면서도 일방적인 응원과 군무에 휩싸인 채 뛰어야 한다.
인조잔디 전용 축구화도 챙겨야 한다. 천연잔디에 비해 부상 위험도 높은 인조잔디 구장은 볼의 바운드도 달라 선수들의 적응이 필요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 현지 적응도 촉박한데 인조잔디에 대한 대비도 특별히 하지 않은 상태라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한국뿐만 아니라 김일성경기장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북한 남자 축구대표팀은 2005년 이후 14년 동안 이곳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대표팀도 29년 전 이곳에서 김주성이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졌다. 북한과 역대 16번 A매치에서 7승8무1패로 월등히 앞서 있는 한국이 유일하게 당한 패배가 김일성경기장에서 나왔다.
게다가 북한 축구는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살아나고 있다.
북한은 ‘2019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3패 14실점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일찍 짐을 쌌지만 이번 조별리그에서는 전력이 달라졌다. 아시아 대회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 윤정수 감독을 앉힌 북한은 한광성 선발 출전과 함께 베테랑 정일관-장국철이 버틴 신구 조화 라인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른 레바논전에서는 예상 밖의 2-0 완승을 거뒀다. 레바논은 피파랭킹 87위로 H조에서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순위가 높은 팀이다. 하지만 북한은 홈에서 8개월 만에 아시안컵 1-4 완패의 수모를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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