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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9억 이상 아파트 거래…더 벌어지는 가격 격차


입력 2019.10.31 06:00 수정 2019.10.30 20:01        원나래 기자

9억 이상 아파트 매년 1만건 이상 거래…6.5배 가격차 벌어져

9억 이상 아파트 매년 1만건 이상 거래…6.5배 가격차 벌어져

최근 1년간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가격대 별로 살펴 본 결과, 9억 이상 매매가를 가진 아파트의 거래량은 매년 1만건 이상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한 재건축단지 모습.ⓒ연합뉴스

최근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거래 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9억원 이상 아파트의 거래량 상승폭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이 최근 1년간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가격대 별로 살펴 본 결과, 9억원 이상 매매가를 가진 아파트의 거래량은 매년 1만건 이상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약 5000건 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부동산 규제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에는 조금 주춤한 모습이지만, 올해도 3분기까지의 거래량이 이미 1만553건으로 1만건을 넘긴 상황이라 예년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량이 늘고 있는 만큼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6.5배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아파트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아파트가격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낸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6.1배인 것과 비교해 1년 만에 0.4배나 가격차가 더 벌어졌다.

또 분위별 평균 주택 매매가격만 봐도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는 거세다. 하위 20%인 1분위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보다 3.4% 하락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오히려 3.2%나 더 오르며 분위별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KB부동산 리브온 연구위원은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며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분양시장에서도 고분양가의 아파트들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가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선호도 높은 강남3구에 집중돼 있다”면서 “역세권, 초품아(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아파트) 등 다양한 인기 요소와 함께 희소성과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해 고가 단지들이 부동산 시장 부진에도 계속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거래가 기준 9억원’이라는 현행 고가주택 기준이 잘못 됐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민입장에서 9억원은 큰돈이지만, 이제 서울의 30평대 아파트 다수가 9억 이상인 상황”이라며 “고가 아파트 기준이 처음 마련된 11년 전 9억 아파트를 가진 이는 부자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데다 지역별 주택 양극화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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