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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3남매 경영 가시화되나...'우군 확보+역할분담' 통한 안정


입력 2019.11.22 06:00 수정 2019.11.21 22:07        이홍석 기자

조원태 회장, 가족 경영 참여 시사 발언으로 구체화 주목

연말 인사서 조현아 전 부사장 복귀 관심사...분업 탄력

조원태 회장, 가족 경영 참여 시사 발언으로 구체화 주목
연말 인사서 조현아 전 부사장 복귀 관심사...분업 탄력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향후 가족들의 경영 참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3남매 경영이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내년 조원태 회장 체제 2년차를 맞아 우군 확보와 역할분담을 통해 오너 경영 체제를 안정화시킬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이 2년차를 맞는 내년 중에 한진그룹 3남매 경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 회장의 3세 경영 체제 안착을 위해서는 우호지분 추가 확보가 필요한데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가족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조 회장 보유지분은 6.46%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부친인 조양호 전 회장의 보유 지분을 상속받아 기존 2.32%에서 늘어난 것이다.

조 전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은 17.84%로 아내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가 각각 1.5:1:1 비율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이 고문의 지분은 5.27%,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의 한진칼 지분율은 6.43%, 6.42%다.

경영승계 문제를 놓고 불화설이 돌았던 가족들을 모두 우군으로 확보하면 우호 지분은 24.58%에 달한다. 툭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하면 28.93%에 이르는데 지분 매입에 나선 델타항공(10%)을 이미 우호지분으로 확보한 조 회장으로서는 강성부펀드(KCGI·15.98%)의 공세에도 충분히 방어가 가능한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가족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경영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친인 이명희 고문은 차치하더라도 3남매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그림이 그려져야 확실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조 회장도 최근 가족들의 경영 참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3남매 경영 체제 시기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과의 간담회를 갖고 3남매 분할 경영과 관련, "아버님 뜻에 따라서 맡은 분야를 충실하기로 셋이 합의했다“며 ”때가 되고 준비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어려운데 이걸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후 3남매의 경영 관련 논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부친의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총수 자리에 오른 조 회장으로서도 누나와 동생을 경영에 참여시키면 우호 지분 확보 외에 역할분담을 통한 그룹 경영 안정화도 꾀할 수 있는 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한진가 3세 삼남매. 왼쪽부터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한진그룹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지난 6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약 14개월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터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 시기가 주목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땅콩회항' 논란 전까지는 그룹의 호텔 부문을 총괄해왔다.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해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식사업본부를 거쳤으며 칼호텔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대한항공 호텔사업본부장과 한진관광 대표이사를 거쳐 대한항공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으로 호텔 관련 서비스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내달 중으로 예상되는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첫 정기 임원인사에서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와 여론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다만 이번에 복귀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내년 중에는 복귀가 이뤄져 3남매 경영 체제가 구체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에서는 3남매 경영이 구체화되면 각자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려 대한항공과 그룹총괄(조원태 회장), 칼호텔네트워크(조현아 전 부사장), 진에어(조현민 전무) 등으로 나눠 분업체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자신의 경영체제 안착을 위해서라도 가족들을 우군으로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와 여론 등의 추이를 보면서 조 전 부사장도 경영에 복귀시켜 3남매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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