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인사서 빠졌지만 내년 중 경영복귀 무게
재판 마무리 수순...성과로 경영능력 이미 입증
정기 인사서 빠졌지만 내년 중 경영복귀 무게
재판 마무리 수순...성과로 경영능력 이미 입증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가 뒤로 미뤄졌다. 연말 정기인사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내년 중 경영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29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 체제에서 첫 임원 인사 명단에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 4월 부친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런 작고 이후 회장 자리에 오른 조원태 회장 체제에서 이뤄지는 첫 임원 인사여서 주목됐다.
또 지난해 오너 일가의 갑질논란과 강성부펀드(KCGI)의 경영권 위협 등으로 계열사 CEO 및 임원 인사를 건너 뛰면서 약 2년만에 이뤄지는 인사여서 더욱 주목도가 커졌다. 한진그룹은 원래 매년 1월경 인사를 단행해 왔으나 올해는 조금 앞당겨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것은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장녀이자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여부였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현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깜짝 복귀를 시도했지만 그해 4월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당시 진에어 부사장)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달만에 자리를 물러난 바 있다.
정작 당사자인 조 전무가 지난 6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이자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약 14개월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터라 조 전 부사장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일단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이 명품 등을 밀수한 혐의(관세법 위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점이 결국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기업들은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도 등기임원으로 선임이 가능하고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위법 행위로 판결을 받았더라도 사내이사 등 임원 취업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어 법적으로 걸림돌은 없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법 감정 등을 감안하면 복귀시 여론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한데다 동생 조 전무가 한진칼로 경영복귀 한 후 국토교통부의 진에어 제재 해제 논의가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그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이래저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경영복귀가 무산됐지만 내년 중 경영 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으로 그룹에서는 시점과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6일 관세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지만 재판이 마무리 국면인데다 이혼소송은 개인적인 문제라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깜짝 복귀를 시도한 것도 정기인사때가 아닌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 시즌때였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미 경영능력은 입증됐다는 점에서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해 대한항공 호텔기판사업본부와 기내식사업본부를 거쳐 칼호텔 대표이사, 대한항공 호텔사업본부 본부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 등 주로 호텔과 서비스 관련 사업을 맡아 왔다.
조 전 부사장은 L.A. 윌셔 그랜드 센터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와 함께 다양한 고품격 기내식 개발과 기내 환경 및 엔터테인먼트 개선과 같은 성과를 내면서 경영능력에서만큼은 인정을 받아 왔다.
또 동생인 조 전무를 비롯,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지난 7월 계열사인 정석기업 고문 및 한국항공 자문 역할을 맡으며 현직에 복귀한 상태라는 점도 내년 경영 복귀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번 정기 인사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조만간 경영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복귀한다면 향후 행보를 감안했을 때 호텔쪽이 유력하지 않겠나”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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