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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덮친 우한 패닉···안전자산 7종 부상


입력 2020.01.30 06:00 수정 2020.01.30 09:5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우한폐렴 공포에 달러화·국채·엔화·금·팔라듐·리츠·고배당 상품 ‘눈길’

국내 팔라듐 ETF 4개월 만에 35%↑...“대량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의 골드바 모습.ⓒ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의 골드바 모습.ⓒ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 불안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와 중동 불안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짙어졌지만 우한 폐렴 확산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미국 달러화, 국채, 일본 엔화, 금, 팔라듐, 리츠, 고배당 상품 등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7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8.56포인트(0.39%) 오른 2185.28로 마감했다. 지난 28일 국내 증시를 3% 넘게 끌어내린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뉴욕 증시 상승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전날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뒤 양호한 경제 지표에 힘입어 하루 만에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우한 폐렴의 확산 흐름이 글로벌 경기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우한 폐렴 확산 강도에 따라 금융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으며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면서 “미국 안팎의 우한 폐렴 확산이 직간접적으로 미국 소비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증시가 중국 정부의 춘제 연휴 연장 조치에 따라 재개장 시점이 내달 3일로 늦춰지면서 중국 증시 개장 이후 글로벌 증시가 2차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사태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돋보일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우한 폐렴이 빠른 전파력을 보이자 지난 22일 중국 정부는 우한 도시를 봉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설 연휴 기간 동안 확진자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까지 확산되면서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증시 등 위험자산에서 유출된 자금은 달러화와 국채, 엔화, 금 등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며 원·달러 환율은 8원이나 뛰어올랐고 미 국채와 금에 대한 선호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관건이지만 단기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이 채권시장의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우한 폐렴 확산 우려는 성장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채권시장의 강세 심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과거 감염병의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단기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쏠림과 높은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채권시장은 당분간 중국 바이러스 감염 이벤트가 일단락될 때까지 선진국·신흥국 채권 모두 강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기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동수 연구원은 “중국 우한 폐렴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며 “아직은 우한 폐렴 충격이 한은의 금리인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도 상승했다. 금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20% 넘게 뛰면서 온스당 1600달러에 육박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 백금, 팔라듐 등 다른 귀금속들도 함께 오른 가운데 특히 팔라듐은 같은 기간 69%나 뛰었다.


최근 우한 폐렴으로 불거진 중국 수요 둔화 우려가 원자재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반면, 팔라듐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친환경차 규제 강화 등에 따른 공급 부족 전망과 안전자산 인기가 필라듐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팔라듐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의 호조세도 두드러졌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KBSTAR 팔라듐선물(H)는 지난해 9월 1만원에 상장한 뒤 현재 35%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금과 은보다 상대적인 유동성이 적은 팔라듐 선물 수급이 사상 최대 순매수를 거듭 경신해온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멘텀 정점 도달 시 대량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이 상존함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리츠나 고배당주ETF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에 채권이나 고배당주, 리츠같은 인컴 자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지만, 지금은 굳이 저금리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배당 수익률이 높은 ETF들을 볼 만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쉼 없이 오르면서 많이 오른 주식을 사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 고배당주엔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열등주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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