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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커지는 불확실성...상반기 웃고 하반기 우나


입력 2020.03.11 16:00 수정 2020.03.11 17:0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블랙스완 '코로나19‘에도 D램·낸드 가격 강보합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서버용 제품 가격 상승세

장기화시 완제품 수요 감소 부정적 영향 불가피

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4D 낸드 기반 1Tb QLC 제품.ⓒSK하이닉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당초 완연한 회복이 기대됐던 올해 시장 전망이 안개 속에 쌓였다. 재택 근무 등 원격 업무가 가능한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서버용 제품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스마트폰과 PC 등 완제품 생산 감소로 인한 수요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등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도 감지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예상하지 못한 경제위기)을 맞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2월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로 전월보다 1.41% 오르며 올 들어 2달 연속 상승했다. 또 낸드플래시(128기가비트 기준)도 1월에 가격이 3.17% 상승한데 이어 2월에도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두 달간 강보합세도 사실 코로나19보다는 지난 한 해 동안 워낙 많이 떨어진 가격의 회복 국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초호황 이후 찾아온 지난해 불황을 겪고 난 후 올해는 시장이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이 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실제 1월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79%나 늘어났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다만 앞으로는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측 불가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반도체 업황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닥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장 가동 중단과 같은 생산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향후 재고 확보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공급감소-수요증가가 맞물리며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D램 3위·낸드 4위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메모리 ‘빅3’로 꼽히는 마이크론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생산 공장을 중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미 제조기업들은 선제적인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어 수요 우위의 시장이 지속되면서 공급 부족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소진되면서 2분기에는 가격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각 기업들의 재택·원격 근무 확산으로 서버용 D램 가격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2분기 서버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15%에서 5%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상승률 전망치도 5∼10%에서 10∼15%로 높였다. 낸드플래시도 향후 공급부족을 우려한 PC·스마트폰 업체들의 물량 주문이 이어지면서 2분기 이후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북미·유럽 등지로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PC 등 완제품 구매 수요 감소로 자연스레 제품 생산은 줄게 될 수밖에 없고 미리 확보한 반도체 재고 소진으로 하반기 반도체 수요는 줄어드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업황 회복 기대감 속에서 수요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수요 증가도 한 몫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확산으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업계도 향후 부정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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