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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철강주 자사주 보약...하반기 원기회복 할까


입력 2020.04.16 05:00 수정 2020.04.15 17:2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포스코 13년 만에 자사주 1조원 매입...주가방어에 이달 18%↑

실적부진 불가피, 하반기 턴어라운드 예상도...“중국 정책 관건”

포항제철소 전경.ⓒ포스코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주가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는 올해 2분기까지 철강 업종의 실적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3분기부터 수요 개선이 예상되면서 포스코의 강력한 주주환원정책이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투자 관점에선 중장기적인 접근과 함께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일정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포스코는 전장 대비 2000원(1.10%) 오른 1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3년 만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현대제철(1.80%), 동국제강도(1.67%), 한국철강(2.07%)도 상승 마감했다.


철강업종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기 악화 우려가 높아지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약세가 지속되자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특히 포스코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8% 반등하며 그동안의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1조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과거와 다른 점은 신탁 계약 기간이 1년에 달한다는 점이다. 향후 1년간 주가를 방어할 안전판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안정을 목표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포함한 임원 51명도 지난달 말 기준 총 26억원 규모의 1만6000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포스코엠텍 등 상장 5개사의 포스코그룹 임원 89명도 각자 소속된 회사의 주식 총 21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동국제강도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11일 이사회를 열고 200만주를 장내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전날 종가 기준 80억원 규모로 매입 기간은 12일부터 6월12일까지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도 지난달 4일과 5일 세아제강지주 보통주 5834주를 장내 매수를 통해 확보했다.


이러한 그룹 임원들의 회사 주식 매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변동성이 극심해진 장세에서 주가 방어에 대한 사측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회사가치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포스코 및 임원들의 회사 주식 매입이 강력한 주가 방어 메시지로 작용, 주가 방어에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중국 철강 내수가격 하락세로 유통·수출단가 하방 압력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윤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공급 차질과 수요 타격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이 가장 심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3분기부터 공급 차질 해소 국면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하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으로 회복 시기 전망은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현재 당사의 수익 추정은 2분기 중 코로나19 확산 완화 후 3분기 글로벌 경제 활동 회복을 가정한 것으로, 이를 종합해봤을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매수 접근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 정책을 통해서만 철강 업황 개선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인대 일정 확정, 회의에서의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경기부양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자동차 소비촉진 등의 정책울 통한 중국 내 철강 수요 개선은 국내로의 밀어내기 수출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정책이 과거와 같은 파급력을 갖기는 어렵지만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변화라는 점에서 중국의 전인대 개최 일정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포스코의 경우, 올해 배당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느냐도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포스코는 올해부터 3개년 지배주주 연결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를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DPS) 1만원은 총액 8012억원으로, 배당성향 43.7% 수준이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순현금성자산으로 2조44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포스코의 비우호적 영업환경을 감안하더라도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조5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방민진 연구원은 “결국 1조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계획은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안정적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면서 “이것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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