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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상반기 자영업대출 12조원 급증…부실 경고음


입력 2020.07.15 06:00 수정 2020.07.14 11:35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6월 대출 규모 217조148억원…신한은행 가장 크게 늘어

정부 지원 압박 속 부실 우려↑…“선제적 위험관리 필수”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취약업종 등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을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소호)대출 잔액은 지난 1월 205조2169억원에서 6월 217조148억원으로 11조7979(6.0%) 급증했다. 상반기에만 12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이 기간 개인사업자대출을 큰 폭 늘렸다. 1월 46조9877억원이었던 신한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6월 50조4293억원으로 7.3% 증가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69조4670억원에서 73조9646억원으로 6.4% 늘었고 우리은행의 경우 43억7930억원에서 45조9545억원으로 4.9% 뛰었다. 하나은행 역시 44조9692억원에서 46조6664억원으로 3.7%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개인사업자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은행들이 올해부터 적용된 신예대율 규제에 맞춰 중기대출을 늘려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가장 크게 확대했다. 신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지원에 나선 점도 요인 중 하나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내수 침체와 글로벌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업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연체율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2020년 5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 3월 0.33%에서 5월 0.37%로 0.04%포인트 확대됐다.


은행들은 가계와 기업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2분기 동향 및 3분기 전망)’에 따르면 대기업 -13, 중소기업 -10, 가계주택 -17, 가계일반 0으로 각각 집계됐다. 2분기에 비해 대출심사가 더 깐깐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은 여신건전성 관리와 취약업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가계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주택시장안정화 방안 등 영향으로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다소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올해 하반기까지는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이달부터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은행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기준을 현행 100%에서 85%로 낮춰 적용하기로 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줄이기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개인사업자에게 100만원을 대출해주려면 예금 등을 100만원 쌓아야했지만 앞으로는 85만원 쌓으면 되는 것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그만큼 추가대출 여력이 생긴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외 경기가 위축되면서 한계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들의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될 위험이 있어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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