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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1600명 실직 현실화 될 듯


입력 2020.07.23 08:01 수정 2020.07.23 08:4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스타항공 청산 절차 밟을듯...항공사간 첫 M&A 무산

항공산업 재편 차질...계약 파기 책임 놓고 소송전 불가피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여객기.ⓒ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인수·합병(M&A) 계약 파기를 공식 선언했다.


제주항공은 23일 오전 공시를 통해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 정정을 통해 정정사유로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한 주식매매계약 해제'로 명시해 계약 해지의 책임이 이스타항공 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입장 자료를 내고 "(마감 시한인)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 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주항공이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이스타항공이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모두 마무리짓지 못한 만큼 언제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정부의 중재 노력과 여론 등을 고려해 딜 클로징(종료) 시점을 늦추기는 했지만 결국 M&A 계약 파기는 시간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정부의 추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기 보다는 '노딜'을 선언할 적절한 타이밍을 살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았던 양사의 M&A가 결국 무산되면서 이스타항공은 파산 위기를 맞게 됐으며 항공산업 재편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서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법정 관리에 돌입하면 기업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6개월 넘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도 인수 성사를 위해 임금 반납에까지 동의했던 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이 실직하면서 대량 실업 상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또 양사간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소송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국내 항공업계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한 직원(가운데)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촉구! 이스타항공 노동자 고용안정 보장 촉구!' 정의당·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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