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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의 i티타임] LG 롤러블폰의 지향점은 ‘OO’이다


입력 2020.12.11 07:00 수정 2020.12.11 05:21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최고 하드웨어 기술 적용된 ‘명품’에 구형 AP 탑재

첫술에 ‘대중화’ 노림보단 완성도 높이는 데 집중해야

네덜란드 IT매체 레츠고디지털이 제작한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예상 렌더링. 레츠고디지털 홈페이지 캡처

“100만원대 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765G 들어가서 많이 놀라셨죠?”


올해 출시된 LG전자가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LG 윙’ 얘기다. 출고가 109만8900원의 고가 제품인 데도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아닌 구형 AP가 탑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등을 돌린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LG전자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로,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이형(異形)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이 책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불필요한 가격 거품을 걷어내 좀 더 많은 고객이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흥행 실패 원인은 여기에 있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이기 때문에 원가 절감을 해선 안 되는 거였다. 혁신 제품인 만큼 소비자들은 고성능을 기대했고, LG 윙 폼팩터 특성인 가로 화면을 구현할 때 완벽한 사용성을 원했다.


하지만 LG 윙은 출시 초기에 두 화면 사이 매끄럽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앱) 전환이 문제시됐다. 구형 AP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몇 세대의 AP 차이로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성능 격차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10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중국 제조사 스마트폰까지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하는 마당에 실망의 목소리가 나온 건 당연하다.


큰맘 먹고 1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샀는데 안을 들여다보니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태그가 붙어 있을 때와 비슷한 허탈감이다.


LG전자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첫 제품인 LG 윙은 이렇듯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채 세상에 나왔지만, 예상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하면서 차기 제품 출시조차 불투명해졌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온통 롤러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롤러블폰은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한 폴더블 스마트폰에 이어 새로운 혁신 폼팩터로 주목받는다.


롤러블폰은 초기 기술로 가격을 낮추기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폴더블폰처럼 초기에는 얼리어답터 위주로 판매되다가, 후속 제품에서 기술력을 더 끌어올리고 가격을 낮춰 대중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300만원 안팎 출고가를 예상한다. 시장이 원하는 건 첫 출시부터 대중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가성비’ 제품이 아닌 ‘압도적 기술력’이다. LG 롤러블폰은 화면이 돌돌 말리는 신기하고 재밌는 제품에 그쳐선 안 된다는 의미다.


현재 LG 롤러블폰은 세부 성능을 확정 짓기 위한 테스트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또 한 번 원가 절감을 위해 혁신 폼팩터 제품의 성능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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