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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서울시장 출마선언 앞두고 홍준표와 회동…이유는


입력 2021.01.12 10:53 수정 2021.01.12 13:35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나경원, 13일에 서울시장 보선 공식 출마선언

최근 예능 출연 등으로 기대감 높여 반향 주목

10년만의 재출마 전날 洪과 회동도 '의미심장'

"'가시밭길' 출발점 됐던 과거 정리·의기투합"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다. 그간 예능 출연 등으로 기대감을 높이며 사전정지작업을 해온 나 전 원내대표가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드는 셈이라, 여론의 반향이 주목된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1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내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세부적인 시간과 장소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국회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원내대표는 연말연시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9년 공수처·선거법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 와중에 퍼졌던 아들 이중국적 헛소문을 아들의 군 입대 사실 공개에 이어 소견서와 출생증명서까지 제시하며 완벽하게 털어냈다. 일부 시민단체의 거듭된 고발도 전부 무혐의로 종결됐다.


최근에는 TV조선 '아내의 맛'에 딸 유나 씨와 함께 출연했다. "진솔하게 나와 내 가족이 사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했다"는 말대로 정치가 아닌 가족 이야기였지만, 이것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역으로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출마선언 하루 전인 이날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10년 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재도전하기에 앞서 홍 의원과의 회동은 사전정지작업을 마치는 '화룡점정'에 해당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1년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정치적 '가시밭길'로 들어서는 출발점이 됐다. 서울대 법대·판사 선배인 이회창 전 총재에 의해 발탁된 나 전 원내대표는 2004년 총선 때 비례대표를 받아 순탄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8년 총선에서는 '여성 비례대표는 재선이 어렵다'는 속설을 일축하듯 '험지' 서울 중구에 출마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이러던 중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이 진퇴를 걸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개함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안철수 현상'으로 정치권을 뒤흔들던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야권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했다. 집권여당에서 나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후보를 못 낼 위기였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을 맡고 있던 홍준표 의원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의 요청에 나 전 원내대표는 3선을 눈앞에 두고 있던 의원직까지 내려놓고 출마했다. 이날 통화에서 나 전 원내대표는 "당을 위한 희생양으로 출마했던 것인데, 결국 피해자가 됐다"고 회상했다.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한 직후인 2011년 9월 7일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51.1%,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32.5%로 두 사람의 격차는 18.6%p에 달했다. 이처럼 초반에 뒤처져 있었지만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맹추격을 펼쳤다.


계속되는 추격에 위기감을 느낀 당시 야권은 '1억 원 피부과 시술설' 등으로 반격을 가했다. 추후 나 전 원내대표가 딸과 함께 피부과를 찾아 10차례 합쳐 550만 원을 쓴 것에 불과한 것으로, '억대 시술설'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이미 보궐선거는 득표율 7.2%p 격차로 분패한 뒤였다. 이후 나 전 원내대표는 33개월 동안 원외에서 야인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7·30 재·보궐선거가 열렸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포함해 많은 인사들을 접촉해 서울 동작을 출마자를 물색했지만, 노회찬 정의당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될 이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나 전 원내대표가 또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 결과 929표차로 극적인 신승을 거뒀다.


3선 고지에 오르며 국회로 복귀했지만 박원순 후보에 대항하거나 노회찬 후보를 꺾는 과정에서 일부 세력의 미움을 단단히 샀다. 이러한 행보가 이후 특정 세력의 집중적인 공격에 시달리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0년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재도전하기 전날,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홍준표 의원과 만나는 것은 이 모든 '가시밭길'의 출발점이 됐던 일들을 정리하는 측면이 있다"며 "어려운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몇 가지 섭섭했던 측면과 지난 오해를 정리하고,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하자는 결의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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