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야권의 승리를 위한 노력을 다해왔다
더 물러서란 요구는 시민의 뜻에 어긋난다
드루킹 8800만건 공작에도 굴하지 않았는데…
내가 아닌 무도하고 폭압적인 文 공격하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으로부터 점증하는 공격에 '총선청구서'를 들이밀었다. 지난해 총선 때 국민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전국 지역구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기여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입당 등 더 이상의 정치적 양보를 강권하지 말라고 일축한 것이다.
안철수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나는 야권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왔다.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도 내지 않았다"며 "내게도, 당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소이(小利)보다 대의(大義)가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가 내게 더 양보하고 더 물러서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보다 소속 정당을, 소속 정당보다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우선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시대의 요구와 시민의 뜻에 어긋난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경선 분위기가 예열됨에 따라 자신을 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향해서도 "드루킹 8800만 건 댓글 공작에도 굴하지 않았던 나"라고 강조하며, 자신이 아닌 문재인정권을 공격하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대표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차분하게 진행돼야할 단일화 논의가 전체 야권 지지층의 바람과 반대로 가려 한다"며 "실제로는 나와 정치를 함께 하지도 않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분들까지 나서서 나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정권 하수인인 드루킹의 8800만 건 댓글 공작에도 굴하지 않았던 내가 그런 정도의 비판을 웃어넘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그분들도 자신의 생존과 재기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는 한다"고 우회적으로 일소에 부쳤다.
그러면서도 "백 번을 생각해도 비판이 향해야할 곳은 나 안철수가 아니라 무도하고 폭압적인 문재인정권"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와 법치를 압살하는 자들을 이롭게 하는 행동인지 생각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안철수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관한 원칙론과 의지를 재천명했을 뿐, 국민의힘이 거듭 압박하는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론 제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철수 대표는 "누가 단일 후보가 되는지는 2차적인 문제로, 단일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시민이 원하고 시민이 결정하는 방식이라면 그 어떤 방식도 상관 없다는 큰 원칙은 말씀드렸다"며 "서울시민의 뜻이라면 어떤 방식도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