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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연 0.5%로 또 동결…경기침체·가계부채 부담


입력 2021.02.25 09:53 수정 2021.02.25 09:53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작년 7월부터 6회 연속 ‘사상 최저’ 수준 유지

실효하한 근접에 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도 부담

이주열 한은 총재.ⓒ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0.50%)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동결한 것으로 6회 연속 동결 조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동결 결정은 예견됐던 결과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 응답자(100명)의 99%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 발행규모 확대와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국채 장기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와 고용 둔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금리 수준을 바꾸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생계자금 대출 수요 폭발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임)’,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한 점도 부담이다.


지난 23일 한은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4분기 가계빚은 3분기(1681조8000억원) 대비 44조2000억원(2.6%) 늘었다. 분기 증가폭 기준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지난해 3분기(44조6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해 연간 기준 가계빚은 125조8000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라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비롯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한 2016년(139조4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지난해 가계빚 폭증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이 주도했다. 주담대는 지난해 말 910조6000억원으로 1년 새 67조8000억원(8.0%) 증가했다. 특히 4분기에만 20조2000억원 늘면서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은 719조5000억원으로 한 해 동안 57조8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역대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후폭풍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현행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해 있는 만큼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고용과 소비 등의 주요 지표들이 부진한 만큼 올 한해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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