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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억의 공백’ 샌디에이고, 김하성 보험 꺼낸다


입력 2021.04.07 07:55 수정 2021.04.07 07:5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타티스 주니어 왼쪽 어깨 탈구...장기 결장 가능성 제기

이틀 연속 유격수로 김하성 기용...빅리그 안착 결정적 기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 뉴시스

‘3800억’짜리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가 당분간 결장한다.


타티스 주니어는 6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부상으로 교체됐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주저앉았다.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점검했지만 타티스 주니어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팅글러 감독과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빠져 나오며 교체 아웃됐다. 벤치에 있던 김하성은 긴급 교체 투입됐다.


경기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타티스 주니어가 왼쪽 어깨 탈구 부상을 당했다”고 알렸다. 정확한 복귀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당분간 이탈은 불가피하다. 7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인데 장기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쪽 어깨 탈구라 우려는 더 크다.


‘실버 슬러거’ 타티스 주니어가 장기 결장한다면 샌디에이고에는 치명타다.


MLB 3년차를 맞이한 타티스 주니어는 데뷔 시즌(타율 0.317 22홈런 53타점)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팀당 60경기만 치른 지난 시즌에는 59경기 타율 0.277 17홈런 45타점을 기록, NL MVP 투표에서 4위에 올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월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3억 4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14년 계약은 MLB 역사상 최장 기간이다. 아직까지 한 시즌에 100경기 이상 소화한 적 없는 어린 선수지만 샌디에이고는 초대형 계약을 주저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구단주 피터 세이들러는 “타티스 주니어는 샌디에이고를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다.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한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그만큼 애지중지하는 선수다.


김하성 ⓒ 뉴시스

샌디에이고에는 재앙처럼 느낄 수 있는 악재지만 빅리그 안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김하성에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KBO리그에서는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타티스 주니어가 버틴 샌디에이고의 유격수 자리는 계약할 때도 넘보지 않았다. 당시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를 의식해 “2루수 포지션이 나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티스 주니어가 빠진 이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 교체 아웃 직후 투입됐다. 팅글러 감독은 6일 경기 후에도 대체 선수 '제1 옵션'으로 거론했고, 7일 샌프란시스코전에도 김하성을 유격수(7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김하성 외에도 제이크 크로넨워스·호르헤 마테오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김하성을 유격수에 배치하면 기존 틀에 가장 가깝다. 2루수 경쟁에서 다소 밀렸던 김하성에게는 또 하나의 자리가 생긴 셈이다. 더군다나 그 자리는 김하성에게 가장 익숙한 유격수다.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으면서 빅리그에 안착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샌디에이고로서도 김하성은 훌륭한 보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김하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타티스 주니어와 비교하며 쏟아낼 현지언론들의 자극적인 평가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몸값을 키웠던 김하성의 능력을 보여줄 때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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