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바네르지 교수 "韓, 기본소득 틀 갇히지 말아야"

제주포럼서 원희룡 지사와 온라인 대담

"일자리 제공 등 여러 전략 구상 필요"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1일 오후 제주도 서울본부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온라인으로 연결해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이란 주제로 제주포럼 식전 특별 세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24일 "한국이 기본소득이라는 틀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이날 오전 제주에서 열린 제16회 제주포럼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이라는 주제의 청년 세션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온라인 대담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기본소득은 도움의 대상에 대한 선별에 관한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취약층을 놓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데이터 시스템이 잘 돼 있기 때문에 대상자가 정해지면 빠뜨리는 일 없이 잘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기본소득이라는 틀에 갇히지 말고 대상을 정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법 등 그 외 다양한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보편적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현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라며 "충분한 현금을 지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정된 재원에서는 힘들다"고 동의했다.

원 지사는 "지원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복지체계를 살리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충분히 지원할 것이냐는 방법론적인 문제"라며 "바네르지 교수의 견해와 관점이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