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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발 파운드리업계 재편? 삼성 샌드위치 신세 전략하나


입력 2021.07.19 12:33 수정 2021.07.19 12:3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공장 건설에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으로 태풍의 눈 부상

TSMC 추격해야 하는 삼성, 인텔 추격 따올려야 하는 처지

변화 속도 빨라져...적기 투자 중요한데 총수 부재로 '발목'

인텔 오리곤주 힐스보로 팹(공장)에서 한 직원이 제품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인텔

인텔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계 재편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둘러싼 업체들간 각축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확고부동한 업계 1위 TSMC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세웠던 삼성전자는 인텔의 공세적 추격으로 샌드위치 신세가 돼 공수겸장 역할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파운드리업계 4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약 300억달러(약 34조원)에 인수를 추진하면서 확고한 1강(TSMC)-1중(삼성전자) 구도였던 파운드리 시장 구도에 변화가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세계 4위의 파운드리업체로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인텔은 파운드리 업계 3위로 부상하며 시장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매년 삼성전자와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고 200억달러를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2개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상태다. 총 5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연이은 투자로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타이완 TSMC가 점유율 55%(올 1분기 기준)로 압도적인 1위로 삼성전자(17%)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인텔의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 추진은 전 세계 반도체 업계 1위 기업이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미치는 파급력은 클 전망이다.


삼성전자로서는 TSMC와의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인텔의 추격이라는 부담까지 안게 되는 것이다.


인텔이 글로벌 파운드리를 인수하더라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선두 TSMC와 38%에 달하는 큰 격차를 감안하면 삼성전자로서는 앞보다는 뒤가 더 신경쓰일 수밖에 없게 된다.


타이완 신주공업단지 내 위치한 TSMC 본사 전경.ⓒTSMC

이런 상황에서 TSMC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3조원)을 투입해 공장을 지으려던 계획을 최대 6개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또 연구개발(R&D)을 설치하는 일본과 함께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쟁자들의 발빠른 투자 행보로 졸지에 샌드위치 신세가 된 삼성전자로서는 당초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어 향후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수도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TSMC와의 큰 점유율 격차를 좁히면서 2강 체제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양상만 놓고 보면 1강(TSMC)-2중(삼성·인텔) 체제가 될 수 있는 상황으로 초미세공정 기술력으로 TSMC를 따라잡아도 인텔의 추격 속도가 빠르면 3강 제체로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는 길은 기술력과 생산력을 함께 끌어 올리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적기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는 그 어느 산업보다 시장과 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 최적의 투자 시기를 놓치면 경쟁력이 순식간에 급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지난 5월말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발표한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신규 파운드리 투자 관련 생산라인 부지 선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향후 반도체 투자 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서 알수 있듯이 시장과 경영환경을 둘러싼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는 양상”이라며 “앞으로는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하면 경쟁력 상실이 이전보다 더 빠르고 크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내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뉴스룸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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