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일의 역주행] 구슬 품은 벤투 감독님, 이제는 꿰어보아요

손흥민-황희찬-황의조, 역대 최고의 공격진 완성

3명의 공격진에 맞는 최적화된 전술 마련할지 관심

벤투 감독과 손흥민.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앞선 2경기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벤투호가 시리아를 제물로 승점 3 사냥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시리아와의 3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9월 A매치 2경기서 1승 1무(승점 4)를 기록, 이란(승점 6)에 이어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은 12개팀이 2개조 나뉘어 6개팀이 풀리그를 펼치며 2개팀이 본선에 직행, 각조 3위는 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된다. 따라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만 한다.

벤투호의 3차 예선 초반은 축구팬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대표팀은 이라크와의 첫 경기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고 레바논과의 2차전서 권창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지만 저조한 경기 내용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10월 A매치 일정은 피로와의 싸움이다. 유럽파는 시차 적응의 문제를 안고 시리아와 마주해야 하며 3차전이 끝나면 곧바로 출국해 지옥이라 불리는 이란 원정길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이란전을 앞두고 열리는 시리아전에서도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3차 예선의 일정이 자칫 꼬일 수 있다. 대표팀은 이번 3차 예선서 중동팀들과만 만나는데 안방에서 최대한 승점을 벌어두지 못한다면 원정서 이들이 자랑(?)하는 침대축구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희찬.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희망은 역시나 최고조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공격진에 모아진다.

먼저 올 시즌 라이프치히를 떠나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한 황희찬은 최상위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곧바로 적응하며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주말 뉴캐슬과의 홈경기에서 홀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벌써 시즌 3골로 최고의 스타트를 선보이고 있다.

벤투 감독 역시 황희찬에 대해 "좋은 리그에서 첫발을 뗐는데 선수에게 매우 좋은 일이다. 특징과 플레이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 역시 아스톤 빌라와의 홈경기서 2골 모두에 관여, 월드클래스의 진가를 뽐냈고 프랑스 보르도의 황의조도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등 3골-1도움으로 맹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문제는 에이스 손흥민을 둘러싼 조합이다.

벤투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벤투 감독은 소속팀 토트넘과 대표팀에서의 상반된 모습의 손흥민에 대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며 "대표팀에서 부진 의견은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경기에 어떤 전술로 나서겠다고 얘기하기보단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는 게 최선일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전술보다는 선수의 개인 능력에 맡기겠다는 말로 들린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손흥민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많은 전술을 내놓았지만 최적화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로 이어지는 대표팀의 공격진은 역대 최강이자 최고 컨디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귀한 구슬 3개를 지닌 벤투 감독이 시리아, 이란전에서 완성된 보석으로 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