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이어 LG경제硏 3.9% 하향 조정
변이 발생 확진자 급증, 소비 위축 우려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연간 4%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일평균 확진자가 6000명을 넘기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4%대 성장을 낙관하고 있지만, 일부 경제기관에서는 올해 4% 전망은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주요 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출호조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한국의 경제 회복세를 이끌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 압력 확대,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4%대 경제 달성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주요 경제기관들도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전날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1%p 낮춘 3.9%로 하향조정했다. 국내 경기가 하반기 들어 소비와 수출, 설비투자 등 주요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성장률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2.8%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졌던 교란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수시 출현에 따른 수요심리 위축, 생산차지 저하 등이 경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시아개발은행(ADB)는 다음날 ‘2021 아시아 경제 보충 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4.0%, 내년 3.1%로 전망했다. 이는 9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 확대에 따른 정보통신(IT)부문 성장이 민간 투자를 견인하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조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는 지난달 30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9%로 낮춘 바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7%로 종전치보다 0.1%p 하향했다. S&P는 “내구재 소비가 증가했지만, 서비스부문의 가파른 감소로 인해 민간소비가 부진했고 투자도 저조했다”며 “다만 순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할 것으로 보여 수출은 단기적으로 더 나아갈 여지가 있다”고 평했다.
앞서 산업연구원(KIET),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도 연간 실질 GDP를 3.9%로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는 각각 2.9%, 2.8%로 3%가 되지 않는다.
올해 우리나라의 전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0.3% 수준으로 연간 4.0%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 1.03%를 넘어야 한다. 분기별 GDP는 1분기 1.7%, 2분기 0.8% 수준이다. 한은은 현재까지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4분기에도 견실한 성자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같은 전망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에 따른 확진자 안정세와 단계적 일상회복 등을 통한 소비 증진, 글로벌 수출 호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4% 성장률을 전망하는 연구기관들 역시 수치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오미크론에 대한 상세 정보 확인은 뒤로 제쳐놓더라도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심상치 않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세는 잡히지 않으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7000명대까지 치솟았다. 국내 하루 사망자는 100명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급증했으며, 위중증 환자도 처음으로 9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정부는 거리두기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 등의 방역대책 강화를 검토중이다. 이같은 변화가 소비 심리 회복에 발목을 잡아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코로나 19 확산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도 악재로 작용해 수출 부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거센 가운데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한국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마저 타격을 받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성장률에도 먹구름이 짙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다.
한편 한은은 오는 4분기 GDP(속보치는)를 내년 1월 25일에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