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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추경호 취임 후 첫 시장 방문, 소상공인 달랠 비책 내놓나


입력 2022.05.16 17:39 수정 2022.05.16 17:59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서울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방문

상가 둘러보며 현장 목소리 경청

상인 “관광객 늘었지만 편의시설 부족”

추경 관련 질문에는 “신속 집행 준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찾아 현장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정부에서 그동안 애를 써왔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아쉬운 게 많았을 거다. 이번에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소상공인에게 최소 6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국회 제출했다. 국회에서도 가급적 조속하게 심사를 마쳐서 상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청와대 인근 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추 부총리는 최상대 기재부 2차관 등 일행과 16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에 도착해 닭갈빗집과 빈대떡 가게, 떡집 등을 돌아보며 상인들 이야기를 들었다.


추 부총리는 상인들에 최근 가게 운영 상태는 어떠한지, 청와대 개방으로 관광객 유입은 늘었는지 등을 물으며 민심을 살폈다. 상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다 청와대 개방 이후 유동 인구가 늘어 모처럼 시장에 활기가 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시장에서 각종 음식과 식재료를 구매하면서 “대통령이 다른 곳으로 가시면서 서운했을 텐데 그래도 청와대 이전으로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지금까지 어렵게 버티셨는데 지금부터 더 많이 버셔서 그동안 못 버신 것 다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20여분 동안 음식문화거리를 둘러본 추 부총리 일행은 시장 내 한 커피전문점에서 간담회를 이어갔다. 간담회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관,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소상공인진흥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음식문화거리 소상공인을 대표해 8명의 상인이 함께했다.


추 부총리는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렵기도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2년여간 굉장히 많이 고생했고, 저도 지역구 시장을 가보면 이구동성으로 다들 버티기 힘들다고 얘기한다”며 “그나마 오늘 여기 와 보니 청와대 인근에 관광객도 많아지고 코로나19도 상황이 호전되니까 상권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곽종수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상인회장은 “지난 2년 동안 우리 시장 내 음식점들이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몇 달 전만 해도 가게를 내놓겠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곽 회장은 “그나마 청와대가 개방되고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많아져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내 한 떡집을 찾아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본격적인 간담회에서 상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어려움과 추경 집행 시기, 청와대 개방에 따른 관광객 유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가게가 몇 곳 있는데 전체 매출이 10억원을 넘다 보니 그동안 소상공인 지원금을 한 푼도 못 받았는데 매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많게는 절반 이상 떨어졌다”며 “그런데도 직원을 내보낼 수는 없어 2년에 3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지만 하소연할 곳은 없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커피전문점 대표는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제가 국내에서 가장 큰 한옥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직원이 많아야 하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며 “젊은 친구들은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해서 다들 배달쪽으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제가 주방 막내일을 맡아서 하는데 일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월요일에 쉬고 있다. 이런 부분도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상인은 청와대가 입구와 출구가 분리돼 관광객 유입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해당 상인은 “지금은 청와대 정문에서 들어가 삼청동으로 빠지게 돼 있다 보니 주말 말고는 우리 음식문화거리를 찾는 관광객은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며 “다음에는 경복궁으로 들어가서 청와대를 둘러보고 좌우로 자연스럽게 빠지는 동선을 만들면 삼청동이나 서촌에 관광객이 모두 유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더불어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해설사를 배치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를 옮겨져야 하는 이유, 경복궁 후원에 청와대 들어온 이유 등 많은 역사적 이야기가 있는데 청와대 개방에만 집중돼서 이런 부분이 잊히는 게 안타깝다”며 “나중에 혹시라도 청와대 개방한다면 경복궁 중심 청와대 개방이 좋은 생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내 한 빈대떡 가게에서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관광객 증가에 따른 편의시설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류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손님이 오시거나 관광객들이 다닐 때 공동화장실 문제를 가장 많이 말씀하신다”며 “화장실 문제가 가장 큰 불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차 공간 마련을 주문하는 상인도 있었다. 한 일반음식점 상인은 “관광객은 많이 늘어났는데 주차할 공간이 없다 보니 많은 분이 불편을 호소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와서 지역 발전과 상가 매출에 도움도 되지만 일반 주민들과 주차 문제로 마찰도 많이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치솟는 물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식량(밀) 자급률을 높여달라거나,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청와대 이전 이후 서촌 지역의 미래 발전 계획을 그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인들 의견을 경청한 추 부총리는 주차장이나, 차 없는 거리 문제 등 현안은 관련 지자체 등과 협의해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곳은 역사와 전통이 스민 곳으로 청와대까지 개방되면서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찾고 싶은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그러한 장점을 살리면서 정비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지역 상인과 주민, 지자체가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청와대 개방에 대해 “초반에는 급하게 개방하면서 질서나 안전 등 현장을 구석구석 살피지 못한 부분 있을 것”이라며 “오늘 상인 여러분께서 말씀 주신 부분들, 건의한 내용 모두 경청할만한 것들로 서울시 등 관련 기관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간담회를 마치고 추경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 쪽에서도 하반기 원 구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반기 다음 주말까지 마무리하든지 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제안을 하겠지만 일단 잘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추경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손실보상금을 비롯해 여러 지원금이 최대한 빨리 지급될 수 있도록 사전 집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찾아 정부 관계자, 상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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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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