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한인 식당에 4인조 강도가 침입해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 펼쳐질 뻔했으나 수상한 낌새를 느낀 한국인 이웃이 등장해 인질을 구해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UOL에 따르면 앞서 18일 오후 6시40분께 브라질 상파울루 클레멘테 거리에 있는 20년 전통의 한인식당에 강도 3명이 들어왔다.
이들은 한국인 주인 A(77)씨와 설거지하던 직원 2명, 손님이었던 일가족을 위협했다. 손님 중에는 네 살 딸도 있었다.
식당 내부에 강도 1명 만을 남긴 강도들은 A씨를 위협해 돈을 더 빼앗기 위해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집까지 끌고 갔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64만 헤알(한화 약 1억5370만원)을 갈취했다.
그런데 이들이 처한 아찔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이웃집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성 B씨였다. B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는데,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느낀 그는 자신이 직접 나서기로 결심했다.
유튜브에 퍼진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영상을 보면 B씨는 강도에게 이끌려 식당 안으로 순순히 끌려가는 것처럼 행동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총을 꺼내 강도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이 총격전으로 강도 1명은 숨졌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다른 강도 1명은 도망쳤다.
현지매체는 B씨가 '스포츠 슈터'라고 전했다. 스포츠 슈터는 총기 등록증을 정식으로 발급받은 공식 총기 수집, 스포츠 사격 및 사냥 활동이 가능한 사람이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식당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던 나머지 강도 1명과 2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다. 결국 강도는 인질들을 모두 풀어준 뒤 투항했다.
브라질 공안국은 사망한 강도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을 붙잡아 감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A씨가 집에 현금을 모아두고 있다는 걸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B씨의 활약이 담긴 영상은 이날 '브라질 강도로부터 자신을 지킨 한국 남성'이라는 제목으로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