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당국이 마약을 복용하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뺑소니친 태국 재벌가 손자를 감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검찰총장실은 마약법 개정에 따라 스포츠음료 기업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밝혔다.
태국의 기존 마약법에 따르면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다음 달 3일 만료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새로운 마약법이 발효되며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이에 따라 코카인 불법 투약 혐의는 자동으로 기각됐다.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다. 태국 현행법상 과실치사는 최대 징역 1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오라윳은 27세였던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을 한 뒤 페라리 승용차를 타고 질주하다가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었다.
사고 직후 그는 경찰관의 상태를 살피지 않고 현장에서 도주해 경찰관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경찰은 오라윳을 대놓고 감쌌다. 그는 조사에서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는데, 경찰은 이를 받아들여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 역시 2020년 사건 발생 8년 만에 최종 불기소 처분을 내리며 오라윳의 편을 들었다.
이 때문에 태국 국민 사이에서는 큰 분노가 일었다. 반정부 집회까지 벌어지자 결국 진상조사위가 재조사에 들어가 오라윳에게 과실치사와 코카인 불법 투약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오라윳은 이미 해외로 도주해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 측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에는 기소가 어렵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