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25% → 2.5%
물가, 지난해 11월부터 4차례 상향
올해 경제성장률 2.6%, 0.1%p↓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4.5%에서 5.2%로 상향했다. 지난 5월 26일 물가상승률을 상향 조정한지 3개월만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이후 처음이다. 특히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 후반까지 높였다. 3년 연속 물가목표치(2.0%)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은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2.5%로 확정했다. 이는 2014년 8월 이후 8년만에 연 2.5% 기준금리다. 한은은 올해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사상 초유의 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고물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지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에 대한 대응 때문이다. 6%대 물가가 두 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5%에 육박하면서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1~7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4.9%로 한은 기존 전망치(4.5%)를 넘어섰다.
이같은 이유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물가상승률을 5.2%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 수정은 지난해 11월부터 4차례 이뤄졌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0%를 제시했으나 올해 1월 2% 중후반으로 변경했다. 또 2월에는 3.1%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지난 5월 1.4%p 높인 4.5%를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이달에는 5%가 넘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내놓았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물가에 내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9%대에서 3.7%로 대폭 높아졌다. 당초 한은은 물가가 9~10월쯤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에도 4%에 육박하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은 하향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7%에서 2.6%로 내년 성장률도 2.4%에서 2.1%로 낮아졌다. 무역수지 악화와 설비·건설투자 하락, 민간소비 부진에 따른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도 글로벌 경기둔화 여건 등 수출 둔화에 2%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3%, 한국경제연구원은 2.4%를 제시한 바 있다.
고물가에 성장률은 정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으로썬 물가와 경기침체 사이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난관이 예상된다. 24년만의 최악의 물가 위기에도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 인상)’을 단행한 것도 이러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의 예상과 부합한다.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한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금리 인사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91%가 0.25%p 인상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