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농협 금리 인상
우리銀 예금에 4조7천억 몰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금리인상기 은행 간 자금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다. 은행들은 곧바로 예적금 등 수신금리에 이를 반영중이다. 5% 정기예금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금 19개와 적금 상품 27개 금리를 최대 1.0%p 인상했다. 예금 상품 중에서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으로 최고 금리가 연 3.8%에서 연 4.8%로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다른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0.3~0.5%p 올렸다. 적금에서는 ‘우리 페이 적금’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 금리를 1.0%p 높였다.
특히 최근 주목을 받았던 우리은행 정기예금 'WON플러스예금'은 이날 기준 4.5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채권시장 금리를 신속 반영하기 때문에 날마다 금리 수준이 다른것이 특징이다. 지난 11일에는 1년 만기 금리가 연 4.65%로 책정되면서, 저축은행 예금상품보다 높아 입소문을 탔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WON플러스 예금은 높은 금리로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4조7665억원의 계좌가 판매됐다. 11일 기준 누적 잔액은 10조9391억원이다. 우리은행 측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고객들의 예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WON플러스 예금의 경우 짧은 기간 상당한 자금이 모이며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NH농협은행도 14일부터 예금 0.5%p, 적금 0.5~0.7%p를 올린다. 현재 NH올원e예금은 1년 만기 연 4.3%, 회전식 상품인 ‘NH왈츠회전예금Ⅱ’은 4.1%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날 예적금 39종에 대해 금리를 최고 0.8%p 인상한다고 밝혔다. 14일부터 적용되며, 가입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은 최고 0.8%p, 적립식 예금은 최고 0.7%p 높아진다. 이에 따라 ‘S드림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금리가 0.6%p, 대표 적금 ‘신한 알.쏠 적금’은 0.5%p 인상이 적용된다. 첫거래 고객을 위한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최대 연 5.2%까지 높아진다. 대표 예금 상품인 ‘쏠편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최고 4.5%다.
KB국민,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이나 지방 및 저축은행도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연 4.70%,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이 연 4.60%를 안내하고 있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연 4.18%,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18% 등이다.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 조치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다음달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한은도 또 다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5%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지속 수신금리 상승에 따라 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전월 대비 30조6838억원 증가했다. 올해 1월 대비로는 93조7275억원이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