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경기지사 경선 패배 후 "여기가 멈출 곳"
최근 현안 메시지 내며 존재감 드러내
'중도·개혁' 슬로건 앞세워 2030 표심 공략
'배신자 이미지' 극복이 관건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며 몸풀기에 나섰다. '중도·개혁 보수'란 슬로건을 앞세우는 동시에 연일 정치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면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7일 MBC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지켜보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그때 가서 (출마를) 결정하겠다"며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지난달 29일 대구 경북대에서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로부터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가 이 나라를 위해 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며 도전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당권을 거머쥐기 위해서 그는 풀어야할 세 가지 숙제가 있다. 첫 번째는 은퇴 선언을 번복한 것에 대한 진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5월 당시 미래통합당 소속이었던 유 전 의원은 "내년(2021년) 대선후보 경선과 1년 10개월 후 있을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그런데 대선 경선에서 탈락 후 다시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섰다. 도지사 경선에서 패배한 후에는 "여기가 멈출 곳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하는 새로운 길을 찾겠습니다"라며 사실상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두번째는 국민의힘 지지자들로부터 받고 있는 '내부총질' 비판이다. 유 전 의원은 정치 현안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해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이른바 윤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보수층 지지를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당내 주요 인사들로부터 가장 따가운 비판을 받는 중이다. 특히 TK라는 지역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출처 불명의 개혁보수 타령이나 하면서 지겹도록 달려든다"(지난 3일)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지난 11일) "유승민은 민주당과 합작해 주군을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역할을 주도한 장본인"(지난 14일) 등 수차례에 걸쳐 비판을 쏟아냈다. "당과 윤 대통령이 어려울 때, 배신적 행동을 했던 분"(조경태 의원) "지금 유승민 의원의 모습은 '늙은 이준석'"(김재원 전 최고위원) "요즘와서 과도한 측면들이 보인다. 균형감을 좀 잃은 것 아닌가"(김기현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비판 행렬에 합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심과 결이 다른 당심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규정상 당원투표비율은 70%, 여론조사비율은 30%이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놓고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당원들 가운데는 아직도 '유승민은 배신자'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민심이냐, 당심이냐 얘기가 많지만 다음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민심이 중요하지 않겠느냐. 우리 당원들께서 전략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를 보고 입당한 2030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배신자 프레임을 극복하고 당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윤심을 얻지 않은 여당 대표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그의 출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거리를 예약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