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낙마한 박승호 유니폼 매 경기 등장하며 동료애 과시
특출한 에이스 없지만 조직적으로 똘똘 뭉쳐 또 한 번 4강 신화
2023 FIFA U-20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김은중호는 부상으로 낙마한 박승호(인천)를 여전히 잊지 않았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5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각)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서 U-20 월드컵 준결승에 2회 연속 진출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이강인(마요르카)이라는 걸출한 에이스를 앞세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이번 대회 나선 김은중호는 특출 난 에이스는 없지만 선수들이 원 팀으로 똘똘 뭉쳐 또 한 번의 4강 신화를 달성했다.
4강까지 오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김은중호는 공격수 박승호가 부상으로 팀 전력서 이탈한 탓에 현재 20명의 엔트리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박승호는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 헤더로 귀중한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동점골 직후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한 그는 결국 동료들을 뒤로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승호는 떠났지만 여전히 그라운드 위의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다.
대표팀 동료들은 귀국한 박승호의 유니폼을 매 경기 꺼내 들며 팀워크를 과시했다. 8강전 킥오프에 앞서 주전 선수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할 때도, 나이지리아를 꺾고 역사적인 4강 진출을 자축하기 위해 경기장을 한 바퀴 돌 때도 선수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박승호의 유니폼이 들려 있었다.
김은중 감독은 지난 에콰도르와 16강전 승리 직후 “우리는 21명이 다 같이 뛰는 거고, 또 21명이 한 팀으로서 움직인다”며 “부상으로 귀국한 박승호 선수 또한 우리 팀원으로서, 팀으로 싸웠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끈끈한 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최고의 팀 워크를 과시 중인 김은중호는 이제 역대 최고 성적을 겨냥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 남자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우승까지는 이제 단 2승만이 남아 있다. 한국은 4강서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와 준결승을 치른다. 21년 전인 2002년 전력적 열세라는 평가 속에서도 월드컵 무대서 원 팀으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던 선배들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