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환절기가 찾아온 요즘,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인구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가 45.8명으로 지난해 13.9명과 비교했을 때 3.3배나 증가했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 달리 달리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상기도 감염을 의미한다. 증상으로도 피로감과 40도에 가까운 고열, 두통, 오한, 몸살 같은 전신증상이 일반적인 감기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이 독감의 특징이다.
이미 독감에 걸린 경우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물이 없기 때문에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같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해 증상치료를 하는데, 소아에게는 레이(Reye)증후군이라는 아스피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같은 증상치료라면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이 있어 저렴하고 천연 약재라서 안전한 한의학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한의학은 수천년 전부터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치료의학의 역사다. 특히 과거에는 독감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대한 질환이었기 때문에 독감을 ‘온병(溫病)’, ‘시행감모(時行感冒)’로 분류했다. 독감에 걸리면 몸 안에서 바깥까지 증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잘못 치료하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상한론(傷寒論)’이라는 의서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상한론에 따르면 외부에서 풍한사(風寒邪)라고 불리는 찬 기운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서 몸의 약한 부분을 타고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서 내장 쪽으로 더 들어가면서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면역 작용을 활발히 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스스로 물리치게 하고 이미 들어와서 병증이 나타나면 이를 완화하는 치료법이 있다.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까지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한의학적 치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평소 외부의 찬 기운을 잘 방어할 수 있도록 목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에서 보온을 위해 목에 목도리나 스카프를 감아주는 것도 좋고 내부에서는 따뜻한 물을 마셔서 목을 따뜻하면서 촉촉하게 적셔주는 것이 좋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면 기관지를 보강할 수 있는 배나 도라지를 차로 마시는 것이 좋고 몸에 한기가 든다면 파 하얀 밑단에 꿀을 첨가한 차를 마셔주는 게 도움이 된다.
서양에서는 감기를 예방하는 차로 ‘뱅쇼(Vin chaud)’를 마시는데, 와인에 과일과 계피를 넣고 끓이는 차다. 과일이 비타민 C를 보강해 주고 계피는 한의학에서도 감기 증상에 사용하는 한약재로 인체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는 한약재다.
글/ 이한별 한의사·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