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힌 대책 없이 하세월에 투자자 불만↑
피해 보상은 물론 재개 시점도 기약 없어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대규모 거래 취소 사태가 일어난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블루오션의 입만 바라본 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는 우리 시간으로 낮에 접수되는 주문을 취합해 미국 현지 개장에 맞춰 주식 거래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10시 30분에서 다음 날 오전 5시까지인 미국 증시를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간편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주간거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삼성증권의 경우 해당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7월 전체 해외주식 거래액 20조5000억원 중 주간거래 거래액이 약 15%(3조1000억원)수준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간거래 서비스의 시계는 3개월째 멈춰있다. 지난 8월 5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블루오션이 일방적으로 이날 오후 2시 45분 이후 체결된 체결거래를 모두 취소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던 19개 국내 증권사가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등에서 집계한 해당 사태의 피해 규모는 약 9만 계좌, 거래취소 금액은 약 6300억원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사태를 책임지는 곳이 어느 곳도 없다는 것이다. 블루오션의 경우 현지 ATS 법령에 근거해 보상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증권사들도 투자자들의 항의에도 ‘법적으로 귀책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보상은 물론 재개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블루오션 내 시스템에 대한 안정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간거래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도 답답한 상황인 것은 이해한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주간거래 서비스를 승인받은 현지 ATS는 블루오션뿐이다. 그렇다고 블루오션에서 재발 방지 시 피해보상 등을 약속받지 않은 채 거래를 재개했다가는 이번 사태가 계속 발생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블루오션의 사과만 기다린 채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구심이 생긴다. 블루오션의 주문량 중 한국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0~60%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적극적 협상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투자자 신뢰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를 벗어나 블루오션에 보다 명확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이미 금이 간 서학개미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