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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같은 기분”…10주년 맞은 장진표 코미디 연극 ‘꽃의 비밀’ [D:현장]


입력 2025.01.15 15:27 수정 2025.01.15 15:2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2월 8일부터 5월 11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장진 감독표 코미디 연극 ‘꽃의 비밀’이 10주년을 맞아 화려하게 다시 무대에 오른다.


장진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년이 된 작품이지만 초연 같은 기분”이라며 “연극은 시간성에 대한 제약이 없어서 전 시즌보다 더 재밌어지고, 좋아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텍스트상에서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더 긴장하고 잘 만들어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그러면서 “특히 관객들의 취향, 웃음은 정말 과격하게 바뀌는 것 같다.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전 시즌이 흥행했다고 해서 ‘그대로만 하자’는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 흥행했던 당시의 기억은 지우고 초연 같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도 그런 의미에서 초연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마을 빌라페로사를 배경으로,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가부장적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사고로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하루 동안 모두를 속여야 하는 황당무계한 소동을 유쾌하게 풀어낸 코미디극이다.


작품은 2015년 초연부터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2016년과 2020년에는 서울과 전국 투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되며 해외 관객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했다.


10주년을 맞은 만큼 캐스팅은 더 화려하게 채웠다. 남편으로 변장해 모두를 속여보자는 황당한 작전을 주도하는 왕언니 소피아 역에는 박선옥, 황정민, 정영주가 캐스팅됐다. 술을 사랑하는 술고래 자스민 역에 장영남·이엘·조연진, 예술학교 연기 전공 출신으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모니카 역은 이연희·안소희·공승연이 맡는다. 또 지나 역에는 김슬기·박지예, 보험공단 의사 카를로 역에 조재윤·김대령·최영준, 보험공단 간호사 산드라 역에 정서우·전윤민이 함께 한다.


특히 이연희는 출산 후 ‘꽃의 비밀’을 첫 복귀작으로 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연희는 “재미있는 작품에 합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저도 이렇게 빠르게 복귀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장진 감독의 작품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고, 모니카 역으로 함께 하는 배우들도 너무 좋아서 합류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공승연은 “겁을 많이 먹고 시작했다. 이 과정이 행복하면서도 힘들고, 긴장되고, 버겁다는 생각도 했다. 악몽까지 꿨다”면서 “그래도 선배님들의 조언 속에서 잘 따라가고 있다. 매일 연습하고 이겨내는 내 자신을 보면서 성장하고 있구나 느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공연을 마친 이후의 배우 공승연의 모습도 기대하게 된다. 정말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배우가 총출동한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하지만 장 감독은 “다른 대학로 제작자들이 보면 ‘잘 되겠지’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입장에선 ‘본전만이라고 찾자’라는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경기도 좋지 않고 그만큼 공연계가 힘든 환경이다. 다만 좋은 작품을 잘 만들면 관객이 올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가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손실이 나지 않을 정도만 돼도 행복할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시대에 코미디 연극을 올리는 창작자, 제작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전해기도 했다. 그는 “‘좋은 코미디’는 어떤 장르보다 시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금 같은 세상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과거라면 권력 집단을 향한 풍자가 되겠지만, 지금은 솔직히 나의 생각과 반대에 선 사람들의 마음도 궁금하다”면서 “정치적, 사회적 이견이 있는 두 집단이 ‘꽃의 비밀’과 같은 작품을 보는 순간이나마 같은 마음으로 웃을 수 있다면 그들의 사이를 조금은 좁혔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내가 이 시대에 코미디를 무대에 올리는 최종 지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꽃의 비밀’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2월 8일부터 5월 1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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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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