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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제작진이 보여준 디테일의 힘 [D:인터뷰]


입력 2025.01.27 09:24 수정 2025.01.27 09:2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채경선 미술감독, 김지용 촬영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인터뷰

“현장에서도 세트 좋아해 줘 입꼬리 올라가…공 들였는데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

채경선 미술감독, 김지용 촬영감독, 정재일 음악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를 완성한 과정을 밝혔다. 서사를 확장하면서도, ‘오징어 게임’ 시리즈만의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며 황동혁 감독과 함께 ‘세계관’을 완성했다.


시즌1에 이어, ‘오징어 게임’의 시즌2, 3까지 함께하게 된 채 감독과 정 감독은 ‘부담감’을 안고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부담감에 짓눌리기보다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을 담는 이번 시즌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애썼다.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더 깊어진 이야기, 더 강렬해진 감정들을 포착하기 위해 기분 좋은 책임감은 안고 작업을 시작했다.


채경선 미술감독ⓒ넷플릭스

“처음엔 1보다 더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겠다고 흥분하며 시작했다. 그러다가 시나리오로 다시 돌아왔다. 점점 디자인이 과해지는 거다. 미로도 그렇고, 아이콘화시킨 공간들이 또 한 번 나오지 않나. 다시 새롭게 해볼까도 싶었지만,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체육복도 다른 컬러의 디자인도 해봤다. 그런데 그런 디자인을 굉장히 싫어하시더라. 초록 체육복은 꼭 가지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돌고 돌아 원점으로 오게 되는 일련의 작업도 있었다.”(채경선 미술감독)


“이야기가 극한으로 치닫기에 음악도 그렇게 따라가야 했다. 감정이 요동치는 부분도 커졌다. 감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감정을 느끼실 수 있도록 작업을 했다. 그걸 느껴주셨으면 좋겠다.”(정재일 음악감독)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했다. 영화 ‘남한산성’을 비롯해 황 감독과 여러 차례 함께 작업했지만, 지난 시즌1 당시엔 함께하지 못했던 것. “나도 시즌1의 팬이었다”며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향한 애정을 표한 김 감독은 시즌2만의 메시지도 잘 담아내는데 방점을 찍었다.


“‘O, X’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 메시지를 전체로 확대하고 싶었다. 1, 2회에서 모텔에 있을 때나 클럽에 있을 때 붉은색, 푸른색 등으로 대비를 많이 줬다. 여러 색깔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게임과 바깥세상이 다르지 않게 톤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전체적으로) 메시지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시즌2에 새롭게 등장한 게임이자, 시청자들이 비주얼과 내용에 함께 압도된 ‘둥글게 둥글게’ 촬영에 대한 비하인드도 이어졌다. 동화 같은 분위기 속, 잔혹한 선택들이 이어지는 이 에피소드를 위해 세 감독 모두 고민을 거듭했다. 사소한 디테일까지 신경쓰며 완성한 게임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더욱 즐거웠다.


“‘둥글게 둥글게’ 세트는 배우들도 그렇고, 많이들 좋아해 주셨다. 현장에서도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다. 일단은 500평 정도의 면적이 필요했다. 각 방과의 연결이 필요했고, 조명이 많이 필요했고, 그래서 높이도 중요했다. 공을 많이 들였다. 반짝이는 전구들도 많이 달았던 것 같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는데, 알아봐 주셔서 감사했다. 놀이동산은 판타지 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 그 콘셉트에 회전목마 속 말을 사람에 대입해서 체스판의 말처럼 행동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채경선 미술감독)


김지용 촬영감독ⓒ넷플릭스

“전체 시리즈에선 우선 카메라가 참가자와 밀착해 있었다. 시청자들도 체험자적인 관점에서 함께하길 바랐다. 또 감시받는 그들을 표현하기 위해 갇힌 느낌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전지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는 장면들도 필요했다. ‘둥글게 둥글게’에서 원판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 저도 촬영을 하면서 ‘이거 괜찮네’라고 생각했다. 멀리서 촬영을 하는데, 안 보이던 것까지 보이니까 오히려 현미경처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러니함이 묻어나서 좋았다.”(김지용 촬영감독)


지난 2022년 ‘오징어 게임’ 시즌1으로 미국 에미상까지 수상했던 채 감독에게 ‘오징어 게임’은 더욱 특별한 작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 세계 구독자들이 주목하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으며, 스태프를 향한 커진 주목도가 놀랍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러한 과정을 통해 더욱 강력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어 감사했다.


“시즌1이 끝났을 땐 설렘이 있었다. ‘어떻게 봐주실까’하는 떨리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시즌2는 ‘시즌1보다 괜찮아야 할 텐데’라는 마음이 들더라. 그런데 시즌1도 그렇고, 시즌2도 내게 많은 기회를 준 작품이었다. 내게 많은 것을 준 작품이라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한 상태로 보냈다. 해외에서 DM(다이렉트 메시지)도 오곤 한다. ‘내가 이래도 되나’ 싶었다. 런 관심들이 기쁘기도 하고, 또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든다. 한국의 미술감독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작품에 참여한 것이 영광이다. 저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이야기에 더 깊게 빠져들기를 바란다. 영향력에 대해 생각할 수는 있지만, 저는 우선은 그 주제에 잘 빠져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정재일 음악감독ⓒ넷플릭스

시즌3에서도 ‘강력한’ 이야기가 준비돼 있다며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절망 끝까지 가지만, 따뜻함이 발현될 때도 있다”며 ‘오징어 게임’ 시리즈만의 매력을 짚었다. 동시에 시즌3에서 모든 궁금증이 해소된다며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엄청난 비극이지만, 그 안에 담긴 휴머니즘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여긴다. 그 대비가 굉장히 강한데도 그렇게 되더라. 이런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시즌3을 보시면 ‘감독님이 이래서 그랬구나’라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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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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