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시니어시장 7가지 공략방안' 제시
초고령화시대 55~74세 'GG(Grand Generation)'가 주류
감성나이 타게팅, 일상 속 노화 관리, 디지털 맞춤형 상품개발 등
65세 이상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GG(Grand Generation)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감성나이 맞춤형 마케팅, 일상 속 노화 관리 등 소비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GG마켓 공략 보고서’를 통해 “시니어시장의 양끝은 부유층과 경제력이 낮은 층으로 양극화돼 있으나, 대부분 시장은 일반적인 시니어 시장으로 개척의 여지가 큰 GG마켓”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한 7가지 공략 방안을 제시했다.
GG란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 후에도 왕성한 경제, 사회, 여가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1950년부터 1971년(55~74세)까지의 시니어들을 뜻한다.
'감성 나이'로 의사결정…'실제 나이보다 낮게 상품‧서비스 제안' 필요
GG는 스스로를 시니어로 인지하지 않고 생물학적 신체나이보다 10년 이상 젊은 감성나이로 생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기업이 GG를 대상으로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할 경우 대상 고객군보다 연령을 낮춘 감성나이(Mind-aging)를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
GG는 나이에 맞는 제품보다 삶을 역동적으로 만들어줄 제품과 서비스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 실제로 미국의 카디스 아이웨어(Caddis Eyewear)라는 회사는 나이와 관련된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의 돋보기 안경을 선보이며 세련된 고품질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일상속 노화 관리'…'셀프 내‧외 美 관리 방법' 제시
GG는 젊게 보이기 위해 건강관리와 외모 가꾸기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노화를 받아들이되 속도를 늦추자는 슬로우에이징(slow-aging)을 넘어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 나이에 걸맞은 자연스러운 미(美)를 쫓는 프로에이징(pro-aging)이 뷰티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이너뷰티시장은 2025년 2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으며 건기식, 케어푸드, 메디푸드 등 개인 맞춤형 식단과 보조식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GG가 그대로의 모습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일상 속에서 스스로 외적, 내적 미를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맞춤형 콘텐츠 제공으로 삶의 질 제고에 도움 줘야
MZ세대 못지않은 디지털 친숙도를 보이는 실버서퍼 증가에도 대응이 필요하다.
향후 디지털 수용성이 높은 GG를 대상으로 헬스케어, 일상생활 지원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ICT를 접목한 제품 개발과 솔루션 확대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니어 여성들의 갱년기 불면증 장애를 개선하는 펨테크(femtech)나 인지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모바일 게임 등 디지털 맞춤형 시장으로의 발 빠른 진입이 요구된다.
상향소비에 대응, 감성 충족 위한 프리미엄 체험설계 필요
GG들의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한 프리미엄 체험 설계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찾아오면 상대적 가치를 주는 상품과 서비스 중심의 상향 소비를 추구하게 된다”며 “GG는 자신을 위한 과시적, 투자적 소비성향을 보이기도 하고, 여행과 새로운 경험 추구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고 밝혔다.
특히 은퇴를 앞둔 프리시니어들은 자동차, 프리미엄 가전, 명품 등 고가 내구재 소비에 과감해 백화점의 이미 중요한 고객이다. 기업은 GG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이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구매과정에서도 감성 충족을 위한 프리미엄 체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에 적합한 롤모델' 제시해야
디토(Ditto)소비 즉, ‘따라 소비’증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GG는 과거의 노인들과 달리 대중문화에 동참하며 본인 삶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한다. 이들은 취미모임, 이웃, 지역사회와의 활동이 많아지며 주변인들의 영향을 받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영세대 못지않은 젊은 외모와 세련된 패션, 활기찬 취미생활을 영위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가 증가하면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종하고 그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영향력 있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립적 노후생활 지원을 위한 제품이나 학습시장 수요에 대응
‘내 노후는 내가 책임진다(self-aging)’는 가치관 확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는 자립적 노후생활을 위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 외주화가 큰 니치마켓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개인 맞춤형 케어식단 구독서비스, 가사 및 쇼핑 대행 등 서비스산업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 습득, 취미나 관심사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며 학습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교류욕구 커…'유대감 증진 마케팅' 필요
GG는 가족이외에도 친구, 이웃과의 관계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제3의 공간에서 같이 배우고 어울리는 사회적 나이듦(social-aging)에 대한 욕구가 크다.
기업은 관계에 대한 욕구가 큰 시니어들의 특성을 감안해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통해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충성도를 제고해나가야 한다.
실제, 55세 이상이 이용하는 미국의 커뮤니티 플랫폼인 행크(Hank)는 온라인상에서 연결과 취향을 찾고 만남과 우정을 키우는 시니어들이 선호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전환이 필요한 시대…MZ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보고서는 향후 30년간 확대될 GG 소비파워를 고려해 MZ 일변도 사업전략의 전환(Business Pivot)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변화하려면 현재의 사업과 기존 고객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고객과 시장의 진화를 이해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노은정 동국대 교수는 “기대수명의 증가로 20~30년 이상 혼자 오래 사는 1인가구의 패턴이 일반화되면 소비방식과 삶의 패턴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시니어 마켓이 향후 큰 소비집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Z세대 일변도의 고객군 수정이 요구되며, GG의 바람직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를 선도해 제시하는 기업이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고령소비자를 오로지 돌봄의 대상이라는 큰 묶음으로 묶어 하나로 인식하던 관점에서 벗어나, 소득이나 니즈가 다양한 마이크로 시장임을 인식하고, 연령별, 생애주기별, 라이프스타일별로 세분화하고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