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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도 옛말” 김병주 회장 조속한 사재 출연으로 총력전 나서야 [데스크 칼럼]


입력 2025.03.25 07:00 수정 2025.03.25 07:00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홈플러스 지붕 아래 수백만

정부 지원 얻기 위한 담보돼선 안 돼

시간 끌수록 불안감 더 커져

구체적인 출연 계획 밝혀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작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원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뉴시스

규모가 큰 기업은 쓰러지지 않는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는 이제 옛말이 됐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시대가 그랬고 2008년 미국 리먼 사태 때도 경험했다. 최근 6개월 사이만 해도 누구나 알만한 유명 건설사들이 잇달아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를 주장한다.


직원 수만 2만명이 넘고 수백의 협력업체와 매장 입점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홈플러스라는 회사의 지붕 아래 살고 있어서다.


하지만 기업회생절차 이후 불거진 MBK의 도덕성 논란과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제기된 고위 경영진의 초호화 슈퍼카 논란 등을 생각하면 이래도 ‘대마불사’가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든다.


연일 이어지는 세일 행사에 현장에서 바쁘게 뛰고 있는 직원들을 비롯해 현 상황을 지켜보는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MBK와 홈플러스 고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홈플러스 사태는 금융권을 넘어 정치권까지 확산되며 전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단순히 밀린 상품 대금을 지급하는 선에서 마무리되기엔 일이 너무 커졌다.


MBK 수장인 김병주 회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사재 출연 계획을 알렸지만 언제, 얼마나에 대한 계획이 없다 보니 여론의 비난은 여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기업 인수 뒤 재매각을 통해 많은 이익을 벌어들였던 MBK의 성과에 대해서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해외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당시 외환은행을 사들여 되팔면서 부각된 ‘사모펀드=기업 사냥꾼’이란 인식도 다시금 확산하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 뿐 아니라 외식, 패션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부정적 인식과 불안감은 유통업계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사모펀드가 투자자의 수익 극대화를 가장 큰 가치로 생각한다고 하지만, 홈플러스를 비롯해 MBK를 거쳐간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경영 성과를 이뤘지만,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보다는 배당을 통해 대주주의 배를 불리는데 집중하다 보니 해당 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최소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소상공인 거래 대금으로 한정해 실제 출연 금액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액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시점이다. 일부 제조사에서 대금 선납을 요구할 정도로 시장의 불안감이 높다 보니 언제, 어디서 돌발 변수가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직원 2만명을 비롯해 수많은 협력업체를 담보로 정부에 손을 내밀기 전에 김 회장 스스로 약속을 지켜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부터 되찾아야 한다.


당국의 조사와 정치권의 부름을 받기 전에 사재 출연 약속을 지키고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사재 출연 약속이 면피를 위한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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