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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가볍게…무게감 덜어내는 요즘 책


입력 2025.03.25 13:57 수정 2025.03.25 13:5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단편소설부터 시, 그림책까지. 빠르게 읽어낼 수 있는 얇은 책들이 서점가에 자주 등장 중이다. 10대 시절 풋풋했던 로맨스 또는 저자의 경험담을 풀어낸 에세이가 사랑을 받는 등 어렵지 않게 공감하며 몰입할 수 있는 도서들이 독자들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출판사 북다의 ‘달달북다’는 작가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시리즈물로 매주 한 권의 새로운 단편소설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달달북다 시리즈 중 한권ⓒ

이는 위즈덤하우스가 위픽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것과 같은 시도로, 위즈덤하우스는 구병모, 최진영 등 인기 작가들이 쓴 80편이 넘는 단편소설을 출간했다. 단편소설은 여러 편을 묶어 ‘소설집’으로 엮어내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최근에는 이 틀을 깨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새롭고, 다양한 작품을 만나는 재미는 물론, 긴 소설에 부담을 느끼는 독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을 허물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빠르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도들이 이어진다. 리디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오리지널 소설 브랜드 ‘우주라이크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단편소설을 비롯해, 예스24는 매주 연재 형식으로 작가들의 신작 공개하기도 했다. 단편소설은 아니지만, 매주 일정한 분량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흥미를 키웠다.


30분 분량의 드라마, 예능이 제작되고 1분 내외의 쇼츠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례가 늘어난 요즘, 책도 얇고 가벼워지는 모양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시가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가 하면, 그림책에 위로를 얻는 어른 독자들도 늘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2023년 잠시 주춤했던 시 분야는 2024년부터 다시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예스24는 “한국 시 분야 경우 판매량의 경우 46.4% 증가했던 2024년에 이어 2025년(1.1~3.10)에도 33.7% 상승하며 다시 돌아온 시집의 시대를 입증하고 있다”며 시 전체 구매자 중 약 20% 차지하는 1020세대라고 설명했다.


일상적 소재로 독자들의 빠른 몰입을 이끄는 도서도 인기다. 책의 형식은 물론, 내용면에서도 무게감을 덜어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 10대 시절부터 시작된 사랑 이야기를 당믄 정대건 작가의 ‘급류’는 1020세대의 관심에 힘입어 역재행에 성공했으며, 형이 세상을 떠난 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돼 새 삶을 시작하며 위로를 얻은 저자의 경험이 담긴 에세이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가 꾸준히 인기를 얻기도 한다.


얇고 가벼운 책들이 독자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것은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SNS 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감상 나누며 독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최근의 흐름과도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부담 없이 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새 독자들의 유입을 기대해볼 법도 하다. 다만 줄어든 분량과 대중적인 소재가 깊이감을 약화하는 방식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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