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법·임대차 2법 폐지 무산 가능성 커져
주택 공급 부족 공감대…1·3기 신도시 정책 유지
부동산 시장 당분간 관망세 속 하반기 분양 본격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혔지만 그동안 추진돼 오던 부동산 정책은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조기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방향에 눈길이 쏠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에 파면을 결정하면서 4개월간 이어져 온 탄핵정국은 해소됐지만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은 폐기 위기에 놓였다.
도심 내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비롯해 국회에 계류 중인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 제정 가능성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2법’과 문재인 정권에서 도입했던 공시 가격 현실화 계획을 손질하겠다는 계획도 실현이 어려워졌다.
해당 정책들은 그동안 여소야대 정국 속 야당이 반대해왔던 안건이어서 향후 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지배적이라는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권이 바뀐다고 가정했을 때 부동산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현 정권에서 진행 중인 재정비 사업과 관련된 재초환 폐지와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관한 특례법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답보 상태인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재추진되면서 보유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위 부자 세금인 2주택자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은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추진 동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 공급 자체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나 3기 신도시 조성 사업 등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1기 신도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총 3만5897가구 규모의 선도지구가 지정돼 각 지자체에서 이에 따른 기본 계획을 수립 중이다. 3기 신도시도 지난해 10월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올해 2월 고양 창릉, 다음 달 하남 교산지구 등에서 본 청약이 진행되는 등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공급은 장기 정책이어서 정치 이슈와 무관하게 관련 업무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3기 신도시나 1기 신도시 재정비같은 큰 사안은 어느 쪽이 집권 여당이 되든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도 갑자기 전면 재검토, 백지화, 축소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집권 여당이 바뀌는 경우 이익환수, 공공성, 임대주택 등 세부적인 디테일이 바뀔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이 당장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인 요인보다 금리나 대출이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값의 경우 12·3 계엄사태 이후 탄핵 정국 속에서도 지난 2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상승세가 두드러진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약 한 달 만에 정책을 뒤엎어 지난달 24일부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한 상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정치적 변동성은 금융시장에 비해 부동산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봄 이사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집값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과 여름철 비수기, 금리 인하 시점 지연 가능성 등으로 분양 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며 “오는 9월 이후 정치·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 시점을 중심으로 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 때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들이 쏟아지며 부동산 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선을 치르면서 후보들이 각종 규제 완화 및 개발 공약들을 내놓을 것”이라며 “이러한 공약들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우상향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