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올림픽 남자축구 출전국 종전 16개국서 축소
본선행 바늘구멍, 아시아에 할당된 기존 3.5장 줄어들 듯
정몽규 회장 공약인 올림픽 메달, 축구협회 차원 대응책 관심
한국 남자축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10일(한국시각)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남자축구 출전국은 줄이고, 여자축구 출전국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IOC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당시 12개국이었던 여자축구 참가국 수는 16개국으로 확대하고, 남자축구는 종전 16개국에서 12개국으로 축소된다.
IOC 결정에 따라 한국 남자축구는 큰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이제 올림픽 메달은 커녕 아시아 지역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 남자 축구는 황선홍 감독 체제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나섰지만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해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LA 올림픽부터는 참가국 축소로 종전 아시아 대륙에 배정된 남자 축구 본선 티켓(3.5장)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9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홍명보 현 A대표팀 감독 체제로 나선 런던 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 동메달 신화를 쓰며 큰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좌절을 겪은 한국축구는 2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특히 올림픽 메달에는 병역 특례 헤택이 걸려 있기 때문에 지도자와 선수 입장에서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림픽 본선 출전국 축소는 최근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8 LA 올림픽 메달 획득은 정 회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에 향후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할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다소 우울한 남자와는 달리 한국 여자축구는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팀으로 평가받는 일본, 북한, 중국 등에 밀려 아직 한 번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남자축구 참가국이 줄어들고 여자축구가 확대된 배경에는 최근 IOC 내 불고 있는 성평등 바람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IOC는 지난 몇 년간 ‘성평등한 올림픽’을 강조해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또한 IOC 결정에 대해 “여자 축구에서 중요한 이정표이자, 여자 스포츠를 향한 강력한 지지”라며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