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상주의'‘세대교체’ 입각...2017년 14명 승진 및 변경
반도체 사업 부문 임원 승진 '최대' 예고
사상 최고 실적 행진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가 지난 2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10명이 승진하고, 위촉업무 변경이 4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임원 인사 역시 지난해 건너 뛴 만큼 대규모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계열사 전반으로 후속 태풍 인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 18년만의 ‘회장’ 승진자 배출
올해 사장단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와 ‘세대교체’에 입각한 만큼 변화의 폭도 최대 수준이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종합기술원 회장에 선임되면서, 1999년 임 관 삼성종합기술원장에 이어 18년만에 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삼성그룹으로는 16년만이다. 2011년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이 임명된 바 있다.
그동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두에 서서 이끌어오던 권오현 부회장의 공을 기리기 위해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한 것이다. 권 부회장은 향후 종합기술원에서 원로경영인으로서 기술자문과 후진양성에 매진한다. 그는 지난 10월 13일 자진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부회장도 2명이나 나왔다.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CR 담당 업무를 하게 됐다.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인재개발담당 부회장으로 올라갔다. 부회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2012년 이재용 부회장 승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측은 “회사발전에 크게 기여를 한 사장단을 승진시켜 노고를 위로하고 경영자문과 후진양성에 이바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 반도체 4명 승진 ‘쾌거’...외국인 파격 발탁
부서별 사장 승진 규모도 눈에 띄었다. 올해 3사분기 영업이익 9조9600억원, 영업이익률 50%를 사상 처음으로 달성한 반도체 사업 부문은 4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전체 10명의 승진자 중(부회장, 회장 제외) 무려 절반이 넘는 비율이다.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이 모두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이들은 모두 반도체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하며 역량을 꾸준히 쌓아왔다.
‘신상필벌’의 원칙 앞에는 국적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북미법인에서는 외국인 사장도 나왔다. 팀 백스터 북미총괄 사장은 AT&T와 소니를 거쳐 삼성전자 미국 판매법인에 입사했다.
영업 마케팅 전문가인 팀 백스터 사장은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 TV와 휴대폰 점유율 1위를 이끌어낸 주역이다. 한인 2세나 교포 출신이 아닌 외국인이 사장 자리까지 오른 것은 삼성전자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 임원인사도 역대 최대? 파급 효과에‘촉각’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 규모는 역대 최대이고, 그룹 전체로 봤을때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맡았지만 부친의 인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사만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2014년 8명, 2015년 3명의 신규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사장단 인사 자체를 하지 못했다.
임원 인사도 대대적인 세대 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주까지 임원인사와 조직개편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대표가 50대 CEO들로 교체되며 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1960년생이 임원 인사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임원 인사 역시 2014년 277명을 승진시켰지만 2015년 165명, 2016년 135명으로 매년 그 규모를 줄여왔다. 2년간 인사 적체가 상당하다는 의견이다.
반도체 사업 부문의 경우 최대 실적에 따라 가장 많은 임원 승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사장급만 해도 벌써 4명이 배출됐다. 주요 고위 임원 자리도 반도체 사업부의 ‘약진’이 기대된다.
계열사로는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가 대대적인 물갈이가 관측된다. 2014년 이후 주요 금융 계열사 CEO에 대한 인사가 없었으며, 대부분 금융 계열사 수장들의 나이가 60세를 넘어섰다는데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2014년 이후 주요 금융계열사 CEO에 대한 인사가 없었다. 특히 주요 금융계열사 CEO들이 올해 대부분 60세를 넘어섰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실적이 좋을수록 인사 규모의 폭이 크지 않겠냐”라며 조만간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급 등 후속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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