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가상승률 0.4% 그쳐…안정목표 크게 밑돌아
"다양한 요인 동시 작용…기조적 흐름은 1% 초중반"
올해 물가상승률 0.4% 그쳐…안정목표 크게 밑돌아
"다양한 요인 동시 작용…기조적 흐름은 1% 초중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로 떨어지며 저(低)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전날 오후 물가 설명회를 겸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이 같이 밝혔다.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로 지난해 1.5%에 비해 대폭 낮아지며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된 것은 수요 요인과 공급 요인, 그리고 정책 요인 모두 물가의 오름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낮아짐에 따라 수요 측 물가압력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국제유가가 올해 큰 폭 하락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지난해 농축수산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당 폭 낮춘 요인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의 교육 및 의료 관련 복지정책이 강화되면서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했고, 실제 인플레이션이 하락함에 따라 그 영향을 많이 받는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많이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지고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함에 따라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저인플레이션 지속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는 바"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뿐 아니라 공급 및 정책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하고, 기조적 물가흐름은 1%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물가수준의 하락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지속되는 현상을 지칭하는 디플레이션의 일반적 정의에서 볼 때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 높아져 1%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압력이 미약하지만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경기적, 일시적 요인 외에도 우리경제가 다양한 측면에서 저물가를 야기하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동학의 변화로 인해 물가목표 달성에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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