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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석이라던 리츠 수익률 ‘뚝’...솟아날 구멍은 있다


입력 2020.04.27 05:00 수정 2020.04.27 05:5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국내 상장리츠 7곳 올해 평균 손실률 –16%...코로나19 직격탄

올해 리츠 수익 부진한 가운데 산업시설 수익률↑...“i-리츠 주목”

서울의 한 대형 상가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안전 자산 기대주로 평가받던 리츠가 실물경제 위축으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옥석가리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 리츠의 반등 여지가 높지 않은 반면, 언택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대비 선방하고 있는 I-리츠와 경기 민감 섹터를 선별적으로 접근할 경우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에 상장한 리츠 수익률은 올해 들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전체 7곳의 평균 손실률은 -16를 넘어섰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 등을 투자자들이 배당받는 상품이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 중인 것과 달리, 공모리츠에는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등 세제 혜택을 지원하며 리츠 활성화에 나섰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경우 대형 상업시설이나 오피스 등을 자산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계소비가 줄고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에 상업용 부동산을 바탕으로 한 리츠 주가도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치(11.7%)였던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올해 1분기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에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리츠의 경우 하락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평균 23.1% 수익을 낸 글로벌 리츠 시장은 올해 1분기 평균 수익률 -28.3%로 내려앉았다.


다만 경기에 민감한 쇼핑몰, 호텔 분야 대신 온라인 소비, 재택근무 등 코로나19로 새롭게 부각된 분야와 관련된 리츠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류창고, 데이터센터와 통신타워 등 특수 분야가 상대적으로 공실률이나 배당 축소 이슈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리츠시장의 경우 산업시설과 특수형 리츠는 연초 이후 0.4%와 1.3%로 유일하게 부문별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박준영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팀 매니저는 “글로벌 리츠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i-리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하락장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 지역의 리츠 중 리테일과 쇼핑몰, 오피스, 부동산개발 등 경기민감 섹터의 하락폭이 컸지만 물류창고나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통신타워 등 방어적 섹터는 하락폭을 축소하며 선방했다”고 밝혔다.


박 매니저는 “경기지표와 코로나19 안정세에 따라 I-리츠 비중은 높게 유지하면서, 경기 민감 분야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피스와 리테일 위주였던 국내 상장 공모 리츠 시장도 주유소와 물류창고 등에 투자하는 리츠가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가 4월초 국토부 인가를 취득하고 8월 중 공모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SK네트윅스 직영주유소 190여개를 자산으로 구매해 투자하는 리츠다. 이 외에도 경기도 일대 10여개의 물류센터와 물류창고 등에 투자하는 '켄달스퀘어리츠'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최근 주택도시기금이 출자하는 최대 4500억원대 앵커리츠 운용사로 선정된 가운데 이번 앵커리츠 운용이 국내 상장리츠 시장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앵커리츠 설립의 가장 큰 목적은 신규상장 리츠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택기금 앵커리츠는 안정적인 연기금 혹은 국부펀드가 앵커가 된 싱가포르식 앵커리츠 모델”이라며 “싱가포르는 테마섹이나 JTC 등 국부펀드 혹은 공공기관이 앵커가 된 리츠가 다수 상장돼 싱가포르 리츠 성장의 주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더뎌지고 있지만 올해 상장 예정 리츠가 10여개에 달하는 만큼 주택기금 앵커리츠의 역할이 중요하고 한국 상장리츠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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