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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업 '선택과 집중' LG전자, 스마트폰 이어 태양광도 철수


입력 2022.02.23 11:50 수정 2022.02.23 14:1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6월30일 종료 결정…부진한 사업에 과감한 결단

미래 성장 사업 초점…전장사업 적극 육성·투자

구광모 LG그룹 회장.ⓒ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에 이어 올해는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부진한 사업 정리와 함께 미래 신 성장 사업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LG전자는 23일 공시를 통해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태양광 셀 및 모듈)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뤄진 이번 결정은 사업 부진과 함께 향후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타입과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저가 제품 판매 확대와 가격 경쟁 심화로 고전을 면치 못한데다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사업 환경도 점점 악화되는 양상이다.


회사는 지난 수년간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머물며 고전해 왔다. 회사가 공시한 지난 2020년 태양광 사업 매출은 8817억원으로 전년도인 2019년(1조1000억원대)에 비해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는데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태양광 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액의 1.5% 수준에 불과해 사업 종료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결정이 태양광 패널 사업 경쟁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부진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내부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사업으로의 역량 집중 및 사업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태양광 패널 사업의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전사 매출액의 감소가 일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취임 이후 비주력·적자 사업에 과감히 칼 들이대

이번 철수 결정은 지난 2018년 6월 그룹 회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을 견지해 온 구광모 회장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공시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 예외없이 적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취임 이후 견지돼 온 실용주의 경영 노선이 지속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26년간 이어온 모바일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한 바 있다. 스마트폰이 가전과 TV와 함께 회사의 3대 핵심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과감한 결정이었다. 만성 적자를 지속해 온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떼 제 2의 도약을 꾀하겠다는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태국 라용(Rayong) 소재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LG전자

이미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그동안 계열사들의 비주력·비핵심 사업들을 과감히 매각하면서 실용주의 경영 노선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적극 나서 왔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적자를 내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고 수처리사업을 정리했다.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한 것과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도 스타트업(신생벤처)에 매각하는 등 그룹 내 계열사에도 이같은 선택과 집중은 예외없이 적용돼 왔다.


투자·체계화 강화하는 전장사업…성장 가속페달

비주력 적자 사업은 과감히 철수나 매각을 단행하지만 될성 부른 떡잎인 미래 신성장 사업에는 과감히 투자에 나서는 것에서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은 더욱 부각된다.


대표적인 것이 전장사업으로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미래 성장성을 내다보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 오고 있다. 구 회장은 전장 부문을 미래 핵심사업 분야로 규정하고 잇따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또 전장사업을 LG전자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ZKW(자동차 조명)의 3대 축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지난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 신설로 시작된 전장부품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에는 LG전자가 지주사인 ㈜LG와 함께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기업 ZKW를 인수한데 이어 이듬해 말에는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하며 차량용 조명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약 5016억원을 투자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뒤 지난해 7월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며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 3월에는 스위스 SW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합작사인 알루토를 출범시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역량 강화에 나서는 등 전장사업의 또 다른 축도 강화했다. 이어 9월에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전문기업 사이벨럼(Cybellum) 인수로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전장사업에 적극 투자에 나서고 사업도 체계화해 나가고 있어 향후 성장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 소재지인 인천사업장 내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에서 산업용 로봇이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조립하고 있다.(자료사진)ⓒLG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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