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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금리 인상에도 자산 수익률 부진…장기보험의 함정


입력 2022.06.29 06:00 수정 2022.06.28 10:5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5대사 평균 3.24%…전년比 0.1%P↓

장기상품 열풍 뒤 이자 부담 '그림자'

국내 5대 손해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국내 5대 손해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효율이 개선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현실은 기대와 딴 판인 모양새다.


손해보험업계가 당장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오래도록 이자 부담을 안기는 장기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기초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24%로 전년 동기 대비 0.10%p 떨어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현금이나 예금, 부동산 등에 투자해 올린 성과 지표로,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자산운용 능력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손보사별로 봐도 추이는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삼성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72%로 같은 기간 대비 0.23%p 하락했다. 현대해상 역시 2.89%로, DB손보는 3.39%로 각각 0.40%p와 0.28%p씩 해당 수치가 낮아졌다.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이익률도 0.05%p 떨어진 4.09%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손보사 중에서는 KB손보의 운용자산이익률만 3.13%로 0.47%p 올랐다.


이는 금리가 오를수록 투자 효율성이 개선된다는 금융권의 통상적인 경향과 반대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하반기 제로 수준에서 벗어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손보사의 자산운용에는 반전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 기존 0.50%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올렸다. 이어 같은해 11월에도 0.25%p 인상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는 1%대를 회복했다. 이런 흐름은 최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1월과 4월, 7월 새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까지 올려놓은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안에 한은 기준금리가 3%를 찍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5대 손해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손보업계 자산운용 수익률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는 장기보험이 꼽힌다. 장기보험은 표현 그대로 가입 기간이 비교적 긴 상품으로 질병보험과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보험은 자산운용 측면에서 보험사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긴 가입 기간만큼 적립금을 쌓아야 하고, 그에 따른 이자도 계속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리스크를 감안해 준비해야 하는 부채에 대한 이자까지 계산하면 잠재적인 비용 누수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럼에도 장기보험을 둘러싼 손보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손보사 입장에서 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손보업계가 장기보험을 통해 거둔 원수보험료는 15조2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더 늘었다.


손보사 입장에서 1년 마다 갱신 기간이 돌아오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은 늘 고객 이탈로 인한 수입보험료 감소를 걱정해야 하지만, 장기보험은 길게 20년까지 지속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로서는 장기보험이 가장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과도한 쏠림은 손보사의 잠재적인 경영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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